사이버 대학의 미래

<주장> 사이버 대학의 생존 전략과 장기 정책적 노력을 위한 제언

등록 2003.02.10 11:16수정 2003.02.1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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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끝나고 대입 시즌이 거의 종료 되어감과 동시에 이제 새 학기의 시작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더불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용어조차 생소하던 '사이버 대학'이라는 새로운 대학교육 커리큘럼이 등장해서 '지원자 모시기' 경쟁에 뛰어 들고 있습니다.

편지를 인터넷으로 주고받고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사회에서의 자기 이미지를 더 중시하며, 심지어 사실상 대통령까지 인터넷으로 선택한 이 새로운 사회 구조는 이제 숭고하게만 여겨졌던 상아탑까지 그의 품으로 끌어안으려 하고 있습니다.

'사회인들의 평생 교육 창구', '편리한 재택 교육과 교육제공 원가 절감을 통한 학비절약','수능이라는 과열 단순 경쟁체제 극복을 통한 진짜 전문인 양성' 등 수많은 장점들을 앞장서서 홍보하며 대학의 지원자 모시기 경쟁체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사이버 대학. 그러나 아직 극복해야 할 점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벽 중 하나는 '학벌주의'라는 무서운 망령입니다. 한 세기 가량의 대학교육 역사와 수도 집중 정책의 결과로 쌓여진 공고한 학벌의 벽과, 상아탑의 고고함을 가볍고 열려진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통해 뛰어 넘을 수 있을지 아직까지 의문이며, 그로 인해 생기는 '교육부인가 학사과정이라는 법적 공인과 사회적 공인사이의 의문'은 실제로 재학생들조차 쉽사리 풀지 못하는 불안입니다.

그렇지만 그 어떤 불안조차도 열린 사회를 향한 인터넷과 네티즌의 사회 변화 욕망을 막지는 못할 거라는 확신을 갖고 바라볼 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극복되어질 문제일거라 믿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사이버 대학' 스스로의 사회 적응 과정입니다만, 그것이 과연 미래지향적으로 완벽하게 나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자성은 끊임없이 필요할 것이라 봅니다.

처음, O사이버 대학과 S사이버 대학 등 몇몇 순수 인터넷 교육 재단(?)들의 설립을 통해 이뤄 졌던 사이버 대학 교육 과정의 출범 이후 몇 년이 지나지 않은 지금, 벌써부터 과열 양상을 보이며 상위 몇몇 학교를 제외하고는 지원 율 부족으로 인해 학교 존립의 위협까지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무엇이든지 만들고 보는 불도저식 행정은 이제 지양되어야 할 구시대적 발상이라는 기본 명제 위에서, '미래 지향적'으로 출발한 사이버 대학의 '미래 지향적 기반 구축'을 위한 장기 계획은 필수라고 볼 수 있는 문제이겠죠.

이미 순수 온라인 기반 재단이 가지는 한계를 직시한 기존 오프라인 대학 재단들의 '틈새 공략'으로 K사이버 대학교, H사이버 대학교 등의 온라인 대학교 등이 출범했으며 이는 곧 순수 온라인 기반 사이버 대학교들에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함과 동시에, 너무나도 공고히 구축된 오프라인 사회의 학벌 지상주의를 온라인으로까지 옮겨 놓는 결과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부터 앞서게 만드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사이버 대학교의 미래에 대한 위협은 이것뿐일까요? 오프라인 대학교 재단의 본격적인 새로운 온라인 대학교 구축 외에도, 기존의 대학교들은 이제 앞으로 오프라인 학사 교육과정의 상당 부분을 온라인을 통해 제공할 예정입니다.

이미 상당수의 학교들은 교양과정의 많은 부분을 온라인 수업을 통해 꾸려 나가고 있으며, 앞으로 이런 추세가 더욱 더 가속화되어 오프라인 대학교들의 인터넷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의 한 방안이 될 것임은 자명한 이치입니다.

이처럼 이미 부딪쳐 오고 있는 한계 상황을 분명히 직시하여, 이제는 정부차원에서 새로운 교육 과정에 대한 체계 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무제한 적인 자율 정원을 적정수준으로 통제하고(대학 생존이 가능한 범위에서만 행해져야 할 통제이겠죠.), 기존의 대학교육과정을 손색없이 온라인을 통해 이수 할 수 있도록 각 전공 과정의 온라인 교육과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져야 할 것입니다.

또한 온라인 대학이라 할 지라도, 방송 통신대학교 수준의 실제 교사(敎舍)를 갖추어, 도서관 이용 등에 있어 오프라인 대학을 다니는 것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학습 여건을 제공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며, 정부와 각 재단 차원의 그런 노력들은 그 동안 선진국에 비해 형편없이 모자랐던 평생 교육, 학습의 장 제공 차원에서도 막대한 이점을 제공할 것입니다.

모든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의 빠른 사회 정착 요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각종 부작용과 시행착오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일 것입니다.

위에서 열거한 몇 가지 장기적 계획과 더불어 여러 가지 연구 활동들이 하루라도 빨리 수립, 실행된다면 '사이버 대학교'라는 하나의 새로운 교육 과정이 그저 대학 학사과정 이수에 그치지 않는,(물리적으로 계산은 되지 않겠지만) 장차 막대한 사회적 이익으로 돌아올 것을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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