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을 위한 조언

<결혼은 안 미친 짓이다>, 2030세대 부부들의 결혼생활 엿보기

등록 2004.12.28 16:42수정 2004.12.28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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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 조현석

어느 시기부터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소설이자 영화의 제목이 2030세대의 결혼관을 지배하는 주요 명제가 되고 말았다. 결혼이 개인과 사회 모두에 매우 중요한 명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그 동안 결혼 문제를 개인에게만 맡겨놓았었다. 결혼을 단지 산업으로만 바라볼 뿐, 현시대에 필요한 결혼관과 부부문화, 그리고 부부역할모델에 대한 논의는 정작 부재한 상황이다.

국내의 이런 상황과는 달리, 미국이나 대만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결혼 예비교육이 보편화되고 있다. 정책적으로 결혼 예비교육을 시행하거나 의무화해 놓고 있기도 하다. 그만큼 결혼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인 셈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결혼 예비교육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주로 종교적 색채를 띠거나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결혼 예비교육만 부분적으로 시행할 뿐이다. 그런 점에서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와 갓 결혼한 신혼부부들에게 결혼생활과 부부역할모델에 대한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담론을 제시해주는 <결혼은 안 미친 짓이다>(도서출판 북인)는 꽤 유용한 텍스트다.

온라인 커뮤니티 '2030부부이야기- 평등부부문화'(http://cafe.daum.net/2030bubu)의 운영자이자 각종 매체에 2030세대의 결혼관과 부부문화를 연재하고 있는 부부 칼럼니스트인 이 책의 공동 지은이 김용섭(33), 전은경(30) 부부는 그 동안 2030세대에게 어필했던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명제를 '결혼은 안 미친 짓이다'라는 명제로 다시 되돌려놓는다.

이 책은 이혼율이 급증하고, 결혼을 안하는 독신이 늘어나고, 가족문화가 해체된다는 등의 사회적 환경 속에서 2030세대 부부들의 합리적이고 쿨한 부부문화와 결혼관을 제시한다. 결혼이 가진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한 대안으로 이혼이나 독신이라는 극단적 결론을 도출하기보다, 문제의 근원인 현재의 결혼문화와 부부문화 속에서 문제점을 찾고 좀더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보는 데 이 책이 참고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와 갓 결혼한 신혼부부에게는 결혼 선배가 결혼생활의 경험 속에서 결혼관과 부부역할모델에 대한 실용적인 조언이 될 것이다. 아울러 결혼에 대한 고민을 하는 미혼들에게는 결혼에 대한 환상과 불안을 깨줄 뿐만 아니라 좀더 진지하고 현실적인 고민의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다.

누구나 한 번쯤 크게 고민하는 것이 바로 결혼이지만, 막상 사회적으로 이를 지원해주는 역할은 부족했다. 사회는 결혼을 개인의 영역으로 방치해두고,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제도의 힘으로 옥죄려 하는 시행착오를 반복하고만 있다. 결혼 전에도 평등부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막상 결혼생활을 하면서 경험을 통해 느낀 점이 많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좀더 평등한 부부로 살기 위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분명 우리는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의 시대를 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결혼을 관성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사회는 결혼으로부터 발생할 여러 문제점에 무방비로 개인들 노출시키고 있다. 사회적인 책임이나 역할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몇 가지 틀에 박힌 제도의 힘만으로 이를 해결하려는 무모함을 보이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나름대로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부부의 입장에서, 평등부부문화 확산과 부부역할모델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한 부부의 입장에서, 일종의 정보봉사이자 문화운동 차원으로 담론을 생산하기로 마음먹은 결과물을 내놓았다.


일종의 부부공동 프로젝트이자, 부부 공동의 정보봉사 활동이고, 이를 통해 좀더 성공적인 결혼생활과 부부역할모델을 만들어나가는 동기 부여도 스스로 얻고 있다.

지은이들은 여러 사람들로부터 '아니 너희만 잘 살면 되지, 뭐 하러 귀찮게 그러느냐?'라는 얘길 듣기도 한다. 하지만 적어도 결혼관과 부부문화는 개인적 영역이 아니라 사회적 영역이기에 누가 먼저 관심 가지고 이런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공감했기에 그들은 부부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게 나섰다.

결혼은 안 미친 짓이다

김용섭.전은경 지음,
북인,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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