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좀 뽑아 주세요", 사회복지학 관련 졸업생 취업률 사상 최악

연간 1만5천여명 배출…경쟁률 수십 대 일

등록 2004.12.29 23:07수정 2004.12.30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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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인해 사상 최악의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사회복지관련 대학 졸업생들도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있다.

현재 전국 294개의 4년제와 2년제 대학 사회복지학과에서 배출되는 졸업생은 연간 1만5천여명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나 이 가운데 약 20%만이 전공을 살려 사회복지관 등에 취업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사회복지계의 극심한 취업난은 직원채용 경쟁률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최근 직원채용공고를 낸 사당종합사회복지관의 경우 우편접수만 했음에도 무려 80여 통의 이력서가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접수까지 합하면 200∼300통에 이른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귀띔.

사당종합사회복지관 김성국씨는 "직원채용공고때 이력서가 보통 250통 이상이 접수돼 선발작업에 애를 먹는다"며 "졸업생들의 취업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시설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때 영구임대주택 건설로 인해 복지관이 많이 생겨날 때는 인력충원이 충분했지만 지금처럼 복지관이 한해 지역별로 1∼2개도 생기지 않는 추세에서는 과다공급으로 인한 취업난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길음종합사회복지관 박은미씨는 "예전에는 남자직원 1명 채용 공고를 내면 3∼4명이 고작이었는데 이번에는 12명이나 접수됐다"면서 "종사자 처우가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경쟁률이 치열한 것은 그 만큼 사회복지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준비생인 김아무개씨(25)는 "취업을 준비하면서 자원봉사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면서 "그러다 차라리 적은 돈이라도 받고 현장 경험을 쌓자는 마음에 연수생으로 일을 하게 됐지만, 현실적으로 하는 업무에 비해 임금이 너무 적어 힘들었다"고 말했다.

'복지기관 확충-복지학과 재정비' 여론 비등


박아무개씨(24)는 "졸업하고 몇 달 동안 복지관 채용공고가 나기만을 기다렸지만, 인력을 뽑는 곳도 없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이 경력자를 우대하는 경우가 많아 이력서 접수기회조차 없었다"며 "결국은 다른 직종으로 옮겨 취직을 했는데 주위에 나와 비슷한 경우의 친구들이 허다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호서대학교 최일섭 교수는 "학교들의 개별 이익 때문에 학생들을 대책 없이 선발, 배출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공급에 앞서 교육의 질을 높이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등 질적 강화를 앞세워 학과 정비체계에 들어가야 할 때"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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