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에 이목이 집중되었던 2004년 포천 여중생 피살사건의 엄현아 양이 지난 26일 경기도 가평군 하면 하판리 운악산 내 현등사 지장전에서 가족, 친척, 친구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혼결혼식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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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등사 절에 비치된 사진 ⓒ 김종관
현등사 주지 초격스님은 "현재까지 미궁에 빠진 사건의 당사자가 육신이 없는 정신세계를 찾아가야 하는데, 육신의 세계에서 가졌던 모든 원한과 마음을 다 풀고 성숙된 정신세계로 인도하기 위해 결혼식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신랑은 당시 군부대에서 사망한 홍익선 사병으로, 홍 사병의 어머니가 엄양이 실종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자신의 일처럼 현수막을 걸고 홍보전단지를 돌리는 등 발벗고 나서다가 자연스럽게 엄양의 부모와 인연을 맺게 됐다고. 마침 이들 부모가 현등사에서 함께 49제를 올리다 영혼결혼식 이야기가 나와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영혼결혼식으로 맺어진 이들 부부는 역사성이 있는 현등사 지장전에서 스님의 독경하는 목탁, 염불 소리와 함께 정신세계로 인도되어 영혼을 위로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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