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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사투리에 '억수로' 라는 말이 있다. 아마도 오늘 같은 장마에 어울리지 않을까 한다. 참 아침부터 비가 억수로 많이 왔다. 물론 요 몇 년 사이 내린 태풍피해 때의 강수량에 비하면 '새발의 피'겠지만….
집에선 나왔으나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오후에 송정해수욕장을 찾게 되었다. 비가 잠깐 소강을 보였으나 또 갈팡질팡 많이도 오고 그렇게 알 수 없게 내리는데 해수욕장이 개장해서인지 평소에는 받지 않던 주차요원도 군데군데 보이고 안전요원도 보였다.
근데 내 눈에 비친 안전요원의 모습이 참 안타까웠다. 내리는 비는 둘째 치더라도 파도가 높아 누구도 섣불리 다가설 수 없는 바다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저 청년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누구를 위해 저렇게 내리는 비에 아랑곳 하지 않고 서 있는가? 저 일을 지시한 관리자도 있겠지? 관리자는 저 청년이 저렇게 고생하는 걸 알까? 저 청년의 부모님은 알고 있을까?
아마도 짐작컨대 해경에서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러든 중 우리나라에 있는 많은 해수욕장을 생각해 보았다. 어림잡아 이렇게 작은 해수욕장에 10명 정도의 청년이 저렇게 하염없이 바다를 쳐다보고 있을 텐데… 오늘 하루도 장마에 얼마나 많은 청년들이 저렇게 바다를 하염없이 쳐다보았을까?
'부모 형제 나를 믿고 단잠을 이룬다'하는 군가가 생각난다. 고마운 일이다. 어디 저 청년뿐이랴. 오늘도 사회 구석구석 자기가 맡은 구역에서 두 말없이 맡은 일을 하고 있을 사람들을 떠올려본다.
참 고마운 일이다. 아직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 것인가? 우리나라의 소위 '지배층' 또는 '지도층'의 높으신 분들도 이제 '아무도 알아주진 않지만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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