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리틀', 12월 공연 위해 잠시 내한

<오페라의 유령> 팬텀, 팬들과 깜짝 미팅 자리 마련하기도

등록 2006.11.29 17:12수정 2006.11.2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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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주인공 브래드리틀(사진중앙)과 그의 아내 바바라, 그리고 국내 뮤지컬 스타 김소현(사진 우측)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주인공 브래드리틀(사진중앙)과 그의 아내 바바라, 그리고 국내 뮤지컬 스타 김소현(사진 우측) ⓒ 이훈희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주인공 '브래드 리틀'이 지난 27일, 1년 전의 감동을 품에 안고 인천국제공항에 내렸다. 오는 12월 열릴 뮤지컬 콘서트를 준비하고, 팬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다.

브래드 리틀은 지난 2005년 9월 1일 총 100회 공연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간 뒤 지난 추석 때 들른 바 있다. 이번엔 국내 뮤지컬 배우인 김소현과 12월 6일과 7일,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될 뮤지컬 콘서트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 찾은 것. 이번 공연은 그의 공연을 보고 감동한 국내 팬들의 열성에 힘입어 (주)에이넷 코리아(대표 김주섭)측에서 주최했으며, 지난 28일 저녁에는 팬미팅의 자리도 마련했다.

브래드 리틀은 "공연에 있어 즐거움이 가장 중요하다"며 "특히 이번 공연엔 뮤지컬 음악의 교육적인 내용도 포함시켰으며, 한국 팬들과 많은 웃음을 나누기 위해 준비했다"고 들뜬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어 "관객들이 잘 아는 노래와 낯선 곡을 섞어서 선택했지만 대부분의 노래가 공연할 때 내가 직접 불렀던 곡이며,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많이 부르고 있는 것을 중심으로 선곡했다"며 "곡 선정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이번 무대에 나란히 오르게 되는 그의 부인 바바라 역시 뮤지컬 가수이다. 바바라는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남편(브래드 리틀)과 무대에 서게 되었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종종 콘서트를 함께 했다"며 "(브래드 리틀을 좋아하는 여성팬들을)질투하지 않는데, 난 언제나 남편 곁에 있고, 남편은 늘 그 자리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뮤지컬 배우 김소현은 "세계적인 배우와 함께 무대에 서게 되어 떨린다"며 "이번 공연은 자막이 없어서 내 역할이 매우 크다"고 설레는 마음을 표현했다.


그의 홈페이지에 회원가입을 하려면 1만원의 가입비가 필요하다. 다소 의외였지만 이렇게 마련된 금액은 동물보호 기금으로 사용된다고. 브래드 리틀과 그의 팬들이 함께 나누는 동물에 대한 사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지난 1996년 오하이오주에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 출연할 당시, 그의 아내 바바라가 동물원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람을 만나면서 시작된 일이라고 한다.

"내 아내가 만난 사람은 고양이과의 동물 치료 프로그램을 교육하는 사람이었다. 그에겐 1주일 넘게 앓고 있는 치타가 있다고 해서 보러갔더니, 그 치타가 내 얼굴을 쳐다보고 곧 내 무릎에 안겼다. 그날 이후 낮에는 치타를 보고, 저녁에는 무대에 오르는 생활이 5주 동안 계속 되었다. 그 치타는 곧 쾌유했으며 이후 3년을 더 살게 되었다."

그때부터 시작된 브래드 리틀과 바바라 부부의 동물보호 기금마련 실천으로 지금까지 약 50만 달러(한화 약 4억7천만원)를 모았다고 한다. 동물을 위한 사랑도 크지만 서로 실천하는 부부간의 믿음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팬들의 사랑이 없었다면 어림없는 소리였을 것이다.

시간이 더해질수록 깊고 넓은 역량을 쌓아온 그는 '명품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만 10년간 2천회가 넘게 출연하고 있지만 객석반응이 유난히 뜨거웠던 한국에 각별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 공식카페 '팬필'(cafe.naver.com/phanphile)의 성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카페는 그의 소식은 물론 이 작품과 관련된 소식들로 즐비하다. 심지어 이 카페의 회원들은 대만을 비롯해 홍콩 등으로 날아가 그의 공연을 단체관람까지 하고 있다. 이러한 팬들의 식지 않는 응원은 브래드 리틀 어깨에 힘을 불어 넣고 있다.

이런 한국 팬들의 열성 때문일까. 지난 10월 추석 때는 싱가포르 공연 후 잠시 들러 송편까지 먹고 가서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이번에도 잠시 들렀다가 이달 29일 출국하지만 오는 12월 3일 한국공연을 위해 다시 찾아온다.

<오페라의 유령> 삽입곡 중 '밤의 음악(Music of the night)'을 특히 좋아한다는 그는 "한국인이 나의 팬이 된 것보다 내가 오히려 한국 관객들의 열렬한 팬이 됐다"고 말했다.

어쩌면 오는 12월 펼쳐질 그의 무대가 '당신이 원하는 곳으로 영혼이 데려가도록 하라(Let your soul take you where you long to be)'는 노랫말을 따라 온 것은 아닐까?

극장을 삼키듯 울리는 거대한 성량과 객석의 숨소리를 멎게 하는 호흡, 그리고 절제된 동작 하나하나에 묻어나는 브래드 리틀만의 카리스마에 그의 팬들은 헤어날 수 없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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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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