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 부모들 국회 본청 점거

[현장] 24일,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 촉구 점거 농성

등록 2007.04.24 18:59수정 2007.04.25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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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가 4월 임시국회 내 장애인교육지원법안 처리를 촉구하며 지난 18일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민주노동당 원내대표실을 점거한 것에 이어, 24일 오후 3시 30분경 국회 본청 정론관 옆 로비를 기습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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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교육권연대 소속 학부모 50여명이 국회 본청 로비를 기습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 위드뉴스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장애인교육권연대가 원내대표실을 점거하자, 장애인교육지원법안을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한나라당은 당론으로 장애인교육지원법안을 통과시키기로 했으며,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역시 4월 임시국회에서 이 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여야 3당의 법안 처리 약속에도 불구하고 법안심사소위원회 위원장 자리가 공석으로 있으며, 사립학교법 재개정안 처리 문제로 인해 여야가 갈등 상황에 있는 등 4월 국회 역시 난항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장애인교육지원법안의 처리도 불투명한 상태다.

이에 국가인권위에서 30일째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장애인교육권연대 소속 회원 50여명이 국회 본청 내에 있는 정론관 옆 로비를 점거하고, 장애인교육지원법안의 4월 임시국회 처리를 다시 한 번 촉구하게 된 것.

국회 본청 로비,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실 점거

이들은 원래 열린우리당 김진표 정책위의장실과 한나라당 전재희 정책위의장실을 점거하고, 4월 임시국회에서 장애인교육지원법안을 처리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려 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자 국회 본청 내 정론관 옆 로비를 점거하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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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이 국회 본청 로비 복도를 지나자 국회 관계자들이 이들의 진행을 막고 있다. ⓒ 위드뉴스

국회 본청을 찾은 장애인교육권연대 소속 학부모 50여명은 오후 3시 30분경 국회 본청 안내실 앞 로비(뒷문 출입구)에서 '장애인교육지원법을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라'는 손플레카드를 들고 안내실 앞 로비에서 시작해 정론관 앞 로비까지 이동했다.

이동 도중 장애인교육권연대 소속 학부모 4명은 국회 본청 2층에 위치한 열린우리당 김진표 정책위의장실을 점거하고 장애인교육지원법안을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장애인교육지원법안의 4월 임시국회 처리 약속 이행 ▲장애인교육지원법안, 26일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위원장이 여야 합의를 통해 상정·통과시키고 법제사법위원회로 회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하지 않는 국회,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하라"

이날 점거 농성에서 30일째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장애인교육권연대 도경만 집행위원장은 "17대 국회는 장애인을 외면하고 있다. 우리가 여기에 온 것은 아무런 일을 하지 않고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우리의 요구를 알리기 위해서다"라고 밝혔다.

이어 도 집행위원장은 "우리 아이도 사람이기에 사람답게 살고 싶어서, 그래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한 달 넘게 단식농성을 하고 있지만, 17대 국회는 부모들의 간절한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당리당락에 빠져 각 당의 입장만 내세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 집행위원장은 또 "국회 교육위원회는 법안심사소위원장이 없다는 이유로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지 않고 있다"며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 핑계를 대고,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 핑계를 대고 있다. 일하지 않는 국회를 우리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말했다.

"아이와 함께 점거 농성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

이날 점거 농성에 참여한 부모들 중에는 장애 자녀와 함께 온 부모도 여럿 있었다. 발달장애 2급의 딸아이와 함께 점거 농성에 참여한 백병욱(40세, 성남)씨는 "엄마가 여기에 오면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치료교육마저 포기하고 어쩔 수 없이 데리고 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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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플레카드를 들고 있는 학부모들 ⓒ 위드뉴스

이어 백씨는 "이 아이라고 이 차가운 바닥에 앉아 이러고 있고 싶겠냐. 우리 아이도 다른 아이처럼 교육 받아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것이 부모 마음"이라며 "이렇게 바닥에 앉아 있는 아이를 보니 가슴이 미어진다"고 토로했다.

백씨는 또 "우리 아이는 엄마가 없으면 밥 먹고 화장실 가는 것 빼고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이 모든 것을 교육을 통해 이뤄내야 하는데 지금의 교육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학교나 사회나 모든 책임을 부모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백씨는 "장애인교육지원법이 제정되면 부모들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데 국회는 전혀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며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국회를 향해 제발 장애인교육지원법을 제정하라고 말하기 위해 이 곳에 왔다"고 밝혔다.

한편, 오후 6시 현재 장애인교육권연대 윤종술 공동대표를 비롯한 장애인교육권연대 관계자들은 국회 본청 민주노동당 의정지원실에서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들과 면담을 갖고 있다.

국회 본청 로비에서 농성 중인 부모들은 각 지역 대표자들만 남아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실에서 농성을 진행키로 했으며, 나머지 학부모들은 해산하기로 했다.

덧붙이는 글 | 김지숙 기자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 기자이며, 이 기사는 위드뉴스에도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김지숙 기자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 기자이며, 이 기사는 위드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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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의 기자입니다. 사회복지사로서 장애인의 차별적 문제를 언론을 통해 변화시키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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