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깨비인 홍윤호군(17)과 최고령 깨비인 임영근씨(33)의 다정한 모습최명호
2007춘천마임축제 프레스센터를 드나들 때 마다 보였던 앳된 얼굴의 홍윤호(전인고등학교 1)군은 '슈퍼맨 깨비'라는 별칭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이번 춘천마임축제에서 일하는 깨비들 중 최연소 깨비다. 윤호군이 재학 중인 전인고등학교는 춘천 원창리에 위치한 대안고등학교다. 학교를 통해 이번 축제를 알게 되어 반 친구들과 함께 깨비를 지원했다.
며칠 전, 그는 커다란 인형 탈을 쓰고 명동 거리에 홍보를 나가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185cm의 큰 키 때문에 인형 옷이 작아 몸을 구부린 채 걸어다녀야 했다. "인형 탈을 쓰고 땀을 많이 흘려서 그런지 어제 몸살에 걸렸어요. 그래도 공연을 보고 있으면 정말 재밌어요"라며 신이 나서 이야기를 한다.
일본팀의 불쇼가 정말 인상 깊었다는 그는 공연의 감회가 아직도 이어지는 듯 상기된 표정을 보였다. 큰 키가 고민거리라는 윤호군은 배정남이라는 모델처럼 키도 지금보다 작고 얼굴도 작았으면 좋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또 그는 앞으로 건축업을 하고 싶은데 대학 진학을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고민도 털어놨다. 외모에 민감하고 진로를 걱정하는 영락없는 고등학생의 모습이었다.
"75년생입니다"라며 활짝 웃는 임영근씨는 2007춘천마임축제 깨비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깨비다. 9년간의 중국 유학생활을 마치고 올해 4월 귀국한 그는, 뜻깊은 경험을 해보고 싶은 마음에 춘천마임축제 깨비에 지원하게 되었다.
공연팀에 속해서 메인 공연을 관람하러 오는 관객들을 주로 상대하고 있다. 즐겁게 일하고 있지만 가끔 기본적인 에티켓마저 지키지 않는 관객들이 있어 힘이 들기도 하다. "공연시간은 공연자와 관객의 무언의 약속이에요. 관객들이 공연시간을 잘 지켜주었으면 해요"라며 관객들에 대한 작은 바람을 내비쳤다.
'뒤뜨루 깨비'라는 별명을 사용하는 임영근씨. 뒤뜨루는 춘천시 후평동의 옛 지명이자 뒤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뒤뜰은 쉽게 소외당하는 공간이지만 사람들에게 안식처가 되기도 한다.
그도 사람들에게 안식처 같은 존재가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런 별명을 사용했다. 나이가 많아서 혹시 불편한 점은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 오히려 후배들에게 배우기도 한다며 손사래를 친다.
대부분이 후배이지만 지금은 춘천마임축제의 동료로서 그들과 어울리고 소통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또, 다리를 조금 저는 불편함이 있어 다른 깨비, 깨비짱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한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그다.
"중국에 돌아가서도 평생 기억에 남을 축제가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