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클래식카메라(장식용)를 들고김민수
야생화를 좋아하시는 아빠를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는 것이 좋았다. 가끔 아빠가 칭찬을 해주시면 으쓱해져서 사진을 찍고 싶은 생각이 더 간절해졌다. 중학교에 올라갔을 때 내 전용 카메라가 생겼다. 맨 처음에는 사진기를 끼고 살았지만 점점 카메라는 내게서 멀어져 갔다. 학교와 학원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카메라는 내게서 잊혀져 갔다.
어떤 일을 하든지 미치지 않고서는 이룰 수 없다는데 사진도 역시 그런가 보다. 야생화 담는 것을 좋아하시던 아빠는 서울로 이사한 이후에도 여전히 사진작업을 하신다. 물론 야생화가 아닌 다른 것들을 찍으시지만 하루라도 카메라를 만지지 않으면 손가락에 가시가 돋힌다고 하실 정도로 카메라를 늘 지니고 다니신다.
지난 휴가 때 오랜만에 카메라를 챙겨들고 나섰다. 주로 식구들을 대상으로 스냅사진을 찍었고 가끔 아빠를 따라다니며 야생화를 담기도 했다. 야생화를 담는 일은 쉽지 않았다. 여름 휴가 동안 찍은 사진 중에서 아빠에게 합격점을 받은 사진은 야생화 한 점과 도라지밭을 담은 사진 한 장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