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수퍼화요일'의 관전 포인트는

선거방식, 투표시각, 지지층, 힐러리 생존여부 등

등록 2008.03.04 21:03수정 2008.03.04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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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시작된 미국대선은 금년 11월 본선에 이르기까지 거의 2년여 걸쳐 지리하게 진행된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사실상 결정될 수도 있는 4일 미니슈퍼화요일 선거진행과 그 결과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힐러리는 생존할까

 

4일자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힐러리는 텍사스·오하이오·버몬트·로드 아일랜드 4개 주에서 오바마와 격차가 클수록 사퇴여부 선택이 오히려 용이해진다고 보았다. 3개의 경우의 수를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오바마가 4개 주 모두 이기면 힐러리는 사퇴가 불가피하다.

 

둘째, 힐러리가 오하이오와 텍사스 두 곳 모두 이기면, 4월 22일 펜실베니아주 경선과 덴버에서 열리는 민주당 최종 전당대회까지 바라볼 수 있다.

 

셋째, 힐러리가 오하이오주는 이기고 텍사스주는 지게 되는 경우, 힐러리의 선택은 매우 어렵게 된다. 텍사스주의 경우 대의원 배정방식이 복잡하여, 힐러리가 투표에서는 이기더라도 대의원수에서는 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통상, 최초 투표 지역과 최종 결과는 관련성이 별로 없다. 그러나 밤 9시(미국 동부시각)에 투표가 끝나는 텍사스주의 경우 최초 투표는 그 중요성이 커진다. 이 경우 '선거일' 이전부터 '조기 투표'가 가능하여 힐러리 측은 희망을 가져볼 수 있다. 조기투표는 투표율과 그리고 최종 투표결과에 영향에 미칠 수 있다.

 

가장 먼저 투표가 끝나는 곳은 버몬트주이다. 이 곳은 오바마 지지가 일방적일 것으로 예상되며, 저녁 7시 투표가 종료된 직후 언론에서 오바마에게 출구조사 결과 등 좋은 소식이 발표될 것이다. 힐러리가 앞서는 오하이오주 투표는 버몬트보다 30분 늦게 끝난다. 로드아일랜드주는 밤 9시(모두 동부시각)에 끝난다.

 

힐러리 지지층과 오바마 지지층, 무당파

 

텍사스에서 힐러리는 지지세력인 40%에 달하는 히스패닉계 투표참여율을 높여야 한다. 오하이오주의 경우엔 여성표가 중요하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경선은 여성표가 과반수를 차지해왔으며, 오하이오주의 경우 여성표가 55%를 넘는 경우 힐러리에게 유리해진다.

 

그리고 힐러리 측은 힐러리를 지지하는 오하이오 주지사 테드 스트릭랜드의 고향지역인 오하이오 남부지역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 지역은 상대적으로 보수주의가 강세인 지역이다.

 

오바마에겐 젊은층과 흑인 표가 중요하다. 아이오와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오바마가 승리한 것은 30세 이하 유권자층에서 65세 이상 층 못지 않게 투표율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바마는 텍사스주 오스틴과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같은 대학도시들을 집중 공략하였다.

 

복잡한 대의원 배정 방식으로 인하여 흑인표가 실제 유권자 비율인 15% 이상보다 그 중요성이 훨씬 더 크다. 그래서 오바마는 클리블랜드와 휴스턴의 도심지역에 초점을 맞추었다. 오하이오주의 아크론과 영타운 도시들같이, 남성 블루칼라계층이 사는 지역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힐러리의 선거운동이 주로 민주당 고정 지지층에 국한된 반면, 오바마는 무당파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번 네 개 주의 경우 지난 번 무당파층이 40%나 차지했던 뉴햄프셔 정도까진 이르진 않을 것다. 즉 텍사스주와 버몬트주는 무당파의 유권자등록을 아예 받질 않았다. 다만 오하이오주와 로드아일랜드 주는 무당파 계층도 투표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요소

 

흔히 인구가 많은 대형주만 주목하는 경향이 있으나, 작은 주가 인구보다 더 많은 대의원을 배정하는 경우가 있다. 민주당은 인구비례로 대의원수를 배정은 하지만, 승자에게 인구비례로 얻은 대의원 수만큼 더 얹어주는 주도 있다.

 

예컨대 버몬트주는 대의원수가 텍사스주의 1/10에 불과하지만, 대의원수 확보경쟁에 있어서 훨씬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버몬트주에서 오바마가 큰 격차로 승리하는 경우 5명을 더 얹어주기 때문이다.

 

풀뿌리 시민운동 경험이 있는 오바마는 코카스 선거제도에서 유별나게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힐러리는 이번 4개 주 모두 프라이머리 선거제도로만 선거가 진행된다는 건 천만다행이다.

 

그러나 텍사스의 경우 두 단계로 선거가 진행된다는 점은 오바마에게 유리한 대목이다. 즉 텍사스주는 전체 대의원의 1/3은 저녁의 코카스 선거로 뽑기 때문이다. 그래서 힐러리는 낮에 이루어진 프라이머리 선거에서는 이기고도 저녁의 코커스 선거에서는 패배하여 전체적으로 패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통상 후보진영 내부인들 결속력에 의해 크게 좌우되기 마련인 코카스 선거의 투표율이 이렇게 크게 높아지면, 텍사스주의 최종 선거결과는 결국 코카스 선거결과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 2004년 대선 때처럼 실제로 코카스 선거가 낮의 프라이머리 선거를 뒤집는 일이 발생하면 당시와 같은 논란이 재연될 소지가 있다.

2008.03.04 21:03ⓒ 2008 OhmyNews
#미국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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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호 기자는 성균관대 정치학박사로서, 전국대학강사노조 사무처장, 국회 경찰정책 보좌관, 한국경찰발전연구학회 초대회장, 런던정치경제대학 법학과 연구교수 등을 역임하였다. <경찰정치학>, <경찰도 파업할 수 있다>, <경찰대학 무엇이 문제인가?>, <삼과 사람> 상하권, <옴부즈맨과 인권> 상하권 등의 저역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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