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시민들, '6·4학살' 애도하며 촛불 집회

89년 천안문 진압 희생자들 기려

등록 2008.06.05 13:53수정 2008.06.0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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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 모임 참석자들이 6·4참사에서 죽은 학생들과 지진 이재민을 위해 묵념하고 있다.
촛불 모임 참석자들이 6·4참사에서 죽은 학생들과 지진 이재민을 위해 묵념하고 있다.첨가양

요즘 한국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기 위해 촛불 집회를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지난 4일 홍콩에서도 촛불 집회 열렸다. 이날 촛불집회에 나온 48,000여 홍콩 시민은 한국 사람처럼 '미친 소 수입'을 반대하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니라 1989년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 학살 19주년을 기념하고 당시 학생운동을 공평히 심판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모였다.

 촛불 가득한 홍콩 빅토리아 파크
촛불 가득한 홍콩 빅토리아 파크첨가양

1989년 6월 4일 중국 당국이 베이징 천안문에 있던 민주화 시위대를 군대로 진압한 뒤로부터 홍콩 시민들은 매년 6월 4일 저녁 빅토리아 파크(Victoria Park)에 슬픈 마음을 안고 모여왔다.

 6·4학살을 애도하기 위해 모인 홍콩 대학생들
6·4학살을 애도하기 위해 모인 홍콩 대학생들첨가양

올해도 빅토리아 파크에서는 6·4학살을 애도하기 위한 촛불이 가득했다. 하지만 이번 모임은 조금 달랐다. 지난 5월에 중국 쓰촨성이 지진을 당했다. 촛불집회 전에 많은 시민 단체들이 대지진 이재민을 위해 성금을 모았다.

 촛불 모임의 모대
촛불 모임의 모대첨가양

주최단체는 이번 대지진에서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6·4 학살'처럼 인재도 있었다고 말했다. 주최단체는 대지진으로 학교가 쉽게 무너진 것은 부실공사(이를 중국에서는 '두부 찌꺼기' 공사라 부른다) 탓이며 민주주의가 없어서 이런 일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한 참석자가 촛불을 들고 생각에 잠겨 있다.
한 참석자가 촛불을 들고 생각에 잠겨 있다.첨가양

주최단체는 또 "올해 8월에는 베이징 올림픽이 열린다. 올림픽의 들뜬 분위기에서도 6.4학살 역사를 잊지 말자"라며 "인권과 자유는 올림픽보다 중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주최단체는 이번 올림픽 표어인 '같은 세계, 같은 꿈'(One World One Dream)을 패러디해 이번 촛불집회 구호를 '같은 세계, 같은 인권, 같은 꿈, 6.4학살 공평하게 심판'(One World, Universal Human Rights, One Dream and Rectify June 4th Verdict)으로 바꿨다.

 6·4 참사에서 죽은 학생들을 위해 허리를 굽혀 절을 하고 있는 사람들.
6·4 참사에서 죽은 학생들을 위해 허리를 굽혀 절을 하고 있는 사람들.첨가양

홍콩은 오직 자유롭게 6·4 학살을 기념할 수 있는 중국 땅이다. 19년이 지나도 홍콩 시민들은 아직 이 슬픈 참사를 잊지 못한다. 다음 해는 6·4학살 20주년이다. 홍콩 시민들은 중국이 민주 나라가 되기 위해 같은 곳에 꼭 올 거라고 약속했다.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촛불을 들어 "민주 자유 만세"라고 외치고 있다.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촛불을 들어 "민주 자유 만세"라고 외치고 있다. 첨가양

#홍콩 #6.4학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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