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전광판에 붙여져 있는 스티커 '시각 장애인에게 버스 도착 정보를 알려줍시다.' 대전 시내 모든 버스 전광판에 이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다.
정록정
버스정류장에서 전광판을 보며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때 우연히 이 문구를 보았다. 다른 정류장에서도 이 스티커가 붙은 전광판을 볼 수 있다.
"시각 장애인에게 버스 도착 정보를 알려줍시다."
그때 깨달았다. 시각 장애인 분들은 얼마나 답답했을까. 나는 소프트 렌즈를 착용한 지 2년 반 정도 되었다. 가끔 눈이 아파 밖에서 렌즈를 뺀 적이 있다. 렌즈를 빼면 모든 물체가 흐리게 보인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버스 번호조차 보이지 않는다. 시력이 안 좋은 나를 탓하며 친구에게 버스 좀 봐달라고 부탁한다. 겨우 버스를 타고 간신히 집으로 돌아왔다. '눈이 안 보이는 고통이 이런 거구나'라고 느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