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먼 록웰의 작품을 관람하는 사람들은 지나간 미국의 역사와 자신들의 과거의 기억을 되돌아 보고 있는 듯하다.
강희정
'작은 것을 볼 줄 아는 것'을 일컬어 '눈이 밝다'라고 했던가?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사람들과 그들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일을 포착하여 삽화를 그린 미국인 일러스트레이터가 있다. 노먼 록웰(Norman Rockwell)이 그런 사람이다. 그의 전시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전해 준 미국인 친구와 함께 노먼 록웰의 작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오하이오 히스토릭 센터에 가보았다.
노먼 록웰은 1894년에 태어나 1978년에 삶을 마감할 때까지 미국 역사 및 세계 역사상 격변기를 살았던 사람이었다. 그는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일찍이 인정을 받았으며 1916년부터 1963년까지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The Saturday Evening Post)>라는 잡지의 표지 그림을 그려 4천여 점의 작품을 남겼다고 한다.
노먼 록웰은 자신이 희망하는 삶을 그림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한다. 인형이 아프다며 병원을 찾은 순진한 소녀를 위해 인형을 진찰해주고 있는 친절하고 지혜로운 의사의 모습이라든지 목마를 타고 함께 노는 할아버지와 아이의 모습, 무슨 선물을 주어야 할까 하고 고민하는 산타클로스의 모습, 영양제를 먹여주는 어머니의 모습, 그리고 전쟁에서 돌아온 군인을 반기는 가족의 모습 등의 평범한 일상에 대한 묘사로 일관한 그의 작품들을 통해 록웰이 바랐던 사회와 삶의 이상이 무엇이었던가를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었다.
록웰은 이혼과 사별의 상처를 겪고 세 번의 결혼을 했으며,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아울러 경제 대공황의 시기를 겪어야 했다. 개인으로나 세계사의 흐름에서나 굴곡이 심했던 삶을 살았던 그는 일상의 평범한 삶이나 가족의 가치를 깊이 절감했었던 듯하다. 그리고 그가 그림들 속에서 표현한 가족들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 일으켰으리라. 이것은 가족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미국인들의 정서와 맞아떨어져 노먼 록웰은 부와 명성을 거머쥘 수 있게 된 듯싶었다.
'록웰' 작품들, 그 자체로 미국 역사의 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