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대 가는 길백운대 오르는 길이다. 정면 V자 하단에 위문이 있고, 왼쪽으로 백운대, 염초봉, 원효봉이고, 오른쪽으로 만경대, 노적봉이다. 노적봉 아래 봉우리가 북장대지이고 그 아래 오른쪽 계곡길이 대남문으로 가는 산성계곡길이다.
김서정
등산이라는 게 한 마디로 뭔가? 오랜 시간 오르막길을 올라 능선을 오르락내리락 하다가 오랜 시간 내리막길을 걷는 것 아닌가? 때로는 푹신푹신한 흙길을, 때로는 울퉁불퉁한 바윗길을, 때로는 나무계단이나 돌계단을.
평지만 걷던 우리가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평소에 안 쓰던 새로운 근육을 쓰기에 첫 등산은 엄청 힘들기 마련이다. 특히 아이들한테는 더욱더 고통이 따를 터. 이렇게 힘든 산행을 기꺼이 따라나서는 아이들을 위해 엄마 아빠가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산행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다. 특히 충분한 식수와 열량이 많은 초콜릿이나 사탕 등은 초심자에게는 필수품!
자, 준비를 끝냈으니 북한산으로 휙 떠나볼까? 우선 큰 힘 들이지 않고 산책하듯이 가는 길로 가보면 좋을 듯싶다(하지만 가다보면 무지 힘이 든다. '등산'이기 때문이다). 오르막이 심하지 않고 길도 넓고 계곡도 있고 그래서 아이들이 쉬엄쉬엄 뛰어놀 수도 있는 곳으로 말이다.
이곳으로 가려면 3호선 구파발역에서 내린 다음 1번 출구로 나와 704번이나 34번 버스로 갈아탄 뒤 북한산성 입구에서 하차한다. 그리고는 천천히 걸어서 산성탐방지원센터로 간다. 그곳을 통과하면 두 갈래 길이 나온다.
오른쪽 포장도로는 대서문을 거쳐 오르는 길이고, 왼쪽 갈림길은 계곡을 거쳐 오르는 길이다. 아이가 초반부터 힘들어 하면 포장도로도 괜찮다. 아무튼 두 길은 다시 만나기에 몸의 상태 봐서 적당한 곳을 선택하면 된다.
원효봉 아래를 흐르는 계곡길로 쉬엄쉬엄 30여 분 오르면 금강산장 등의 음식점이 나온다. 금강산장 앞에 있는 새마을다리를 건넌 뒤 오른쪽으로 가면 산성계곡길이고 왼쪽으로 가면 북한산 정상인 백운대를 오르는 길이다.
백운대 길은 아이가 고학년이면 도전해볼 만하다. 가파른 돌계단이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정상으로 가는 길이고, 위문 거쳐 하산 후 백운산장 가서 국수 한 그릇 먹으면 아이가 좋아하지 않을까? 그곳에서 도선사로 하산하는 길도 짧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아이가 어리면 너무 힘드니까 이럴 경우, 계속 포장도로를 따라 산성계곡길로 간다. 포장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다리를 건넌 뒤 오르막길을 쉬엄쉬엄 오르면 중성문이 나온다. 그곳을 통과해 10여 분 오르면 철다리가 나오고 다리를 건넌 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정자가 나온다. 아이가 힘들어 하면 그 정자에서 한참 동안 쉬어가도 된다.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으니까.
충분히 휴식을 취했으면 또 올라야지. 등산은 오르는 것이니까. 계곡을 따라 계속 오르면 용학사, 중흥사지가 나온다. 중흥사지를 지나 오른쪽으로 발길을 돌려 나무다리를 지나 계곡을 따라 천천히 1시간 30여분 오르면 대남문이 나온다. 계곡길이라 그리 덥지도 않고, 중간 중간 계곡을 건너는 재미도 있다.
아이가 힘들면 손도 충분히 잡아줄 수 있고,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 가파르지 않으니 가족끼리 산행하기에는 아주 알맞은 코스다. 그렇게 산성탐방지원센터에서 대남문까지 3시간여 오르고 나서는 2시간에 걸쳐 구기계곡길을 따라 구기분소로 하산하면 된다. 이 길 또한 정비가 잘 되어 있어 그리 힘들지 않다. 그리고 산행으로 지친 아이에게 구기동 가서 맛난 두부를 사주면 아이가 기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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