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봄날 초등학교 운동회에 다녀오다

가을 대신 봄에 열려, 예전 축제 분위기 줄어들어

등록 2009.05.01 15:32수정 2009.05.01 15:32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화창한 봄날 아이들 초등학교에서 운동회가 열렸습니다. 운동장에 도착해 보니, 역시나 하늘에는 운동회 상징인 만국기가 애드벌룬에 연결되어 펄럭이고 있습니다.


a 만국기 운동회를 알리는 만국기

만국기 운동회를 알리는 만국기 ⓒ 강무정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 보니 만국기 뒤편에는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아마 아이들이 손수 그려넣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많은 각국의 국기 하나하나에 아이들의 정성이 듬뿍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들이 사진에서처럼 하늘높이 떠 있어서 아이들의 정성을 확인할 수가 없었던 점이 아쉬웠습니다.

a 만국기2 그림이 그려져 있는 만국기

만국기2 그림이 그려져 있는 만국기 ⓒ 강무정


그런데 아이들의 작품이 여기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운동장 귀퉁이에 자리잡은 쉼터에도 아이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a 우리들 작품1 만국기 뿐만 아니라 운동장 귀퉁이 정자에도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우리들 작품1 만국기 뿐만 아니라 운동장 귀퉁이 정자에도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 강무정


이쯤되면 아주 그럴듯한 훌륭한 작품전시회 아니겠습니까?

a 우리들 작품2 그럴듯 하죠, 작품전시회가!!!

우리들 작품2 그럴듯 하죠, 작품전시회가!!! ⓒ 강무정


운동회 준비에 물론 선생님들의 많은 노력이 있었겠지만 아이들의 정성도 이만큼 들어가 있었던 것이죠.

출전문입니다. 각 학년 단체 행사를 위해서 출발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그곳에 씌여진 문구가 마음에 와닿습니다. 비록 청팀과 백팀, 두 팀으로 나뉘어져 경쟁하긴 하지만 서로 함께 잘하자고 북돋아주는 내용입니다. 아이들이 그런 마음을 항시 가지고 친구를 먼저 배려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a 출전문 친구야, 같이 잘하자!!!

출전문 친구야, 같이 잘하자!!! ⓒ 강무정


1학년 동생들의 박터트리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노란색옷을 입은 막내동생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자기편 박을 먼저 터트리기 위해 자기편 박을 향해 힘껏 헝겊돌을 던집니다.

a 박터트리기1 모두 함께 힘껏 던져보자!

박터트리기1 모두 함께 힘껏 던져보자! ⓒ 강무정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드디어 박이 터졌습니다. 박이 열림과 동시에 "와아!!!"하는 함성이 터져나옵니다. 우리가 해냈다는 뿌듯함의 표출이겠죠...


a 박터트리기2 드디어 터졌다!!!

박터트리기2 드디어 터졌다!!! ⓒ 강무정


개인달리기가 이어졌습니다. 막상막하의 접전이 벌어집니다. 과연 누가 1등을 할까요?

a 달려다 달려1 막상막하

달려다 달려1 막상막하 ⓒ 강무정


장애물달리기도 열렸습니다. 그런데 아이들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무엇일까요?

a 장애물 장애물달리기에 놓여져 있는 장애물입니다

장애물 장애물달리기에 놓여져 있는 장애물입니다 ⓒ 강무정


각 학년별로 다른 것이긴 했지만, 우리집 큰녀석인 5학년의 장애물은 바로 콜라병 세우기입니다. 넘어져 있는 콜라병을 의자에 앉아서 손을 쓰지 않고 발로 세워야 합니다. 생각보다 쉽지가 않은 듯 합니다. 옆 친구들보다 먼저 하려고 서두르면 서두를수록 그게 뜻대로 잘 안됩니다. 아이들이 앞으로 자라나는 과정에서도 이런 장애둘들을 여럿 맞닥뜨리게 될 텐데, 그 때마다 슬기롭게 잘 극복해 나가길 바랄 뿐입니다.

a 장애물 넘어져 있는 콜라병을 자리에 앉아서 발로 세우는 것입니다

장애물 넘어져 있는 콜라병을 자리에 앉아서 발로 세우는 것입니다 ⓒ 강무정


어려운 장애물을 잘 극복하고는 드디어 골인지점을 향해 힘차게 달려갑니다.

a 장애물달리기 장애물을 넘어서고는 드디어 골인지점을 향해!!!

장애물달리기 장애물을 넘어서고는 드디어 골인지점을 향해!!! ⓒ 강무정


그런데 초등학교 운동회가 예전과 달라진 것이 있었습니다. 우선은 운동회하면 가을운동회로 알았었는데, 지금은 5월 어린이날을 전후해서 열리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이들 점심으로 학교에서 급식이 나와 학부모들이 아이들 음식을 준비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점입니다.

물론 지금도 운동회를 맞이해서 아이들이 신나하긴 하지만 정말 예전의 축제같은 분위기는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마 어쩌면 지금도 시골에서는 그럴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예전에는 농사일에 바쁘시던 학부모님들이 그 날만은 모처럼 아이들과 함께 하고, 아이들 또한 부모님들이 학교에 오셔서 자신들과 함께 한다는 생각에 정말 신나 했던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날만큼은 부모님에게 장난감 이것저것을 사 달라고 떼를 쓰기도 했는데, 그렇게 아이들의 마음을 들뜨게 했던 것은 학교주변에 잔뜩 몰려든 상인들이 한 몫을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이야 아이들에게는 장난감이 넘처나고 또한 엄마들도 교실 청소를 한다거나 학교 급식을 도운다는 명목으로 자주 학교를 방문하게 되어 학교에서 엄마를 만나는 것 자체가 신기하거나 기쁜 일이 아닙니다.

줄다리기가 벌어졌습니다. 정말 젖먹던 힘까지 다하여 열심히 줄을 잡아 당깁니다. 영치기 영차!!!

a 줄다리기 젖먹던 힘을 다해서, "영치기 영차!!!"

줄다리기 젖먹던 힘을 다해서, "영치기 영차!!!" ⓒ 강무정


4월 마지막날에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라 운동회 하기에는 아주 좋은 날씨였습니다. 잔치의 주인공인 아이들에게나 오랫만에 아이들이 해맑게 웃으면서 뛰노는 모습을 지켜보는 학부모들에게도 안성맞춤의 날씨였습니다.

1년 열두달 중 어린이날까지 어른들에게서 아이들이 가장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시기입니다. 요 며칠만이라도 모처럼 아이들이 학업경쟁에서 벗어나 마음껏 뛰놀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덧붙이는 글 | 개인 블로그(http://seethesky.egloos.com)에도 게재합니다


덧붙이는 글 개인 블로그(http://seethesky.egloos.com)에도 게재합니다
#운동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추석 앞두고 날아드는 문자, 서글픕니다 추석 앞두고 날아드는 문자, 서글픕니다
  2. 2 "5번이나 울었다... 학생들의 생명을 구하는 영화" "5번이나 울었다... 학생들의 생명을 구하는 영화"
  3. 3 에어컨이나 난방기 없이도 잘 사는 나라? 에어컨이나 난방기 없이도 잘 사는 나라?
  4. 4 "독도 조형물 철거한 윤석열 정부, 이유는 '이것' 때문" "독도 조형물 철거한 윤석열 정부, 이유는 '이것' 때문"
  5. 5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