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고인돌은 기울어짐으로 균형을 이루는 우리 선조들의 미학과 철학을 말해준다.
안신정
단순히 고인돌만이 아니라 통일을 상상할 때도 마찬가지다.
남과 북의 서로 다른 체제와 사상이 존재하는데 이를 무리하게 내 쪽으로 세우려 하면 결국 서로 무너지고 만다.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상대방의 기울어짐에 맞춰 나도 기울어짐으로 오묘한 역사적 미학을 완성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우리의 통일철학이 아닐까. 바로 그런 점이 6·15공동선언 2항의 철학일지도 모르겠다.
군사분계선이 없는 민통선"우리는 지금 민통선 안에 들어왔습니다."
검문소 앞에 멈춰 주민등록증을 제시하고 인원을 알려주는 동안 잠들어 있던 기행참가자들이 깨어나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야? 왜 검문하는데?"
검문소를 통과하여 차가 출발하자 비로소 참가자들은 우리가 민통선 안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회과 부도에 보면 군사분계선은 서해 백령도에서 끝이 나는데 이는 거짓이다. 정전협정에 의하면 군사분계선은 육지에만 있다. 따라서 한강하구와 바다에는 군사분계선이 없으며 강화도의 민통선은 아무런 근거없이 군에서 일방적으로 만든 민통선에 불과하다. 또한 NLL을 군사분계선으로 규정하는 것도 아무런 근거가 없다.
바로 이시우 작가는 이 점에 착안하여 '평화의 배 띄우기' 운동을 시작하였다. 민간선박일 경우 한강하구에서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다는 법적 근거에 따라 유엔사의 '허가' 없이 북녘으로 향하는 배를 띄운 것이다. 물론 유엔사는 '등록된 선박만 가능'하다는 논리로 이를 막아섰다.
그렇다면 항공은 어떨까? 열기구를 만들어 비행하는 것은 어떤 법에도 저촉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알고 먼저 보수단체들이 북에 삐라를 보내는 열기구를 띄웠다고 한다. 북을 자극하여 남북관계 긴장을 고조시키는 보수단체들의 행동은 법적 문제가 없으니 처벌할 수 없다는 정부의 논리를 그대로 적용한다면 우리가 평화의 열기구를 띄우는 것도 막아서는 안 되지만, 실제로는 막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평화전망대에서 왼쪽으로 바라보면 강 한가운데 있는 섬이 보인다. 이 섬이 '나들섬'인데 이명박 대통령은 이 섬을 콘크리트로 발라버릴 계획을 발표하였다. 그럴 경우 북쪽과 영토분쟁, 한강상류의 홍수피해, 한강하구의 오염 등 수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한강하구를 평화적으로 이용할 것인가, 아니면 분쟁의 지역으로 만들 것인가가 한반도 평화문제를 좌지우지할 수도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