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9.09.25 14:42수정 2009.09.26 17:11
우리나라 근대 천재시인 백석의 동화시 <집게네 네 형제>가 연필 세밀화로 새롭게 탄생했다. 바로 <산골총각>과 수묵담채화로 그린 <오징어와 검복>에 이은 화가 오치근의 백석 동화시 시리즈 세 번째 책이다.
연필 세밀화로 표현된 깜찍한 집게 네 형제의 모습과 모래사장, 물결치는 파도 모습은 흑백사진처럼 생생하다. 세밀하게 그려진 형들의 죽어가는 표정과 깜짝 놀라는 막내의 휘둥그런 눈은 앙증맞기까지 하다. 그림책은 집게 네 형제가 함께 있는 그림으로 시작하여 혼자 남은 막내집게 모습으로 끝난다. 책장 속 오뎅이와 낚시질꾼, 황새의 위치와 모습이 주는 변화의 흐름과 생동감은 연필 세밀화로만 전달될 수 있는 감탄의 연속이다.
살아있는 언어로 민족적 감성과 운율 위에 실린 백석의 동화시는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수 십년 전 동화시가 현대를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느낌표와 물음표를 동시에 던져주기 때문이다. 백석의 동화시는 아이들에게는 생각을 커지게 하고 어른들에게는 삶을 돌아보게 한다. 아름답고 행복한 인생을 살고자하는 우리 내면에 잔잔한 물결을 일게 한다.
백석 시인의 동화시 12편을 만나 그림책을 그리기 시작한 오치근 화가는 12편 모두 그림책으로 그릴 계획이다. 그 세 번째 그림책인 <집게네 네 형제>에서는 시대를 건너 뛴 백석과 오치근의 문화 예술적 역사적 만남의 깊이가 더 깊어졌음을 느낄 수 있다.
백석의 동화시는 어린이들에게 꿈과 교훈을 주고, 어른들에게 깨달음과 용기를 준다.
오치근 화가의 연필 세밀화로 생생하게 태어난 <집게네 네 형제>에서는 "보기 좋은 껍질 있다고 잘난 체 마라. 보기 좋은 껍질 갖고 싶다고 부러워 마라"고 말한다.
아이들에게는 잘난 채 하고 욕심 부리는 것보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공동체 삶의 소중함을 알려준다. 아이들이 진정 키워나가야 할 아름다운 꿈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준다.
어른들에게는 자기만족만을 추구하는 과욕의 결과가 결코 행복한 결과를 주는 것은 아님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자신의 현재 모습에 자랑스러워하고 만족하지 못하여 허울만 쫓아 발버둥치며 살아가는 일상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소박하지만 자신의 삶을 묵묵히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용기를 북돋아준다.
한편, 지난달부터 시작된 오치근 화가의 <오징어와 검복>, <집게네 네 형제> 그림책 원화 전시와 그림 초대전은 이번 주말인 9월 27일까지 부산 민주공원 기획전시실에서 개최된다.
2009.09.25 14:42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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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게네 네 형제
백석 글, 오치근 그림,
소년한길,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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