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에서 175 팜 응우 라오의 위치. 팜 응우 라오에서 꺾어 들어간 길 이름도 팜 응우 라오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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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짐도 좀 있고, 힘들기도 했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175번지가 혹시 틀렸으면 기사가 호텔을 찾아 주기를 기대했던 것이다. 유턴해서 가면 175번지에 곧바로 갈 수 있을 텐데, 기사는 삥삥 돌아 5분 이상 지나서 175번지에 도착했다. 그런데 175 번지에는 호텔이 아니라 사진 현상소가 있는 게 아닌가. 아... 그 때의 절망감이란.
나는 내가 외운 175번지가 틀렸다고 확신했다(위 지도에서 곱표(X) 기호가 있는 곳이 175번지). 때문에 노트북에 교류 전기를 연결하여 찾아 보기 전에는 호텔 주소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배터리는 고장 나서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호텔 전화 번호도 따로 적어 두지 않았다.
기사는 휴대전화로 누군가에게 상황 설명을 하고 물어보았지만, 그의 말투에서 신통한 답변을 듣지 못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자 기사는 내리더니 위의 지도에서 화살표 방향으로 걸어가는 것이었다.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속으로 '아저씨, 거기는 팜 응우 라오가 아닌데요... 왜 엉뚱한 데 가서 찾으세요?'라고 생각했다. 지금 내가 번지를 잘못 외운 게 분명하니까, 팜 응우 라오 길에서 호텔 찾을 생각을 하시지, 왜 엉뚱한 길에 가서 호텔을 찾으실까? 기사는 돌아오더니 모르겠다고 하였다. 나는 속으로 '그러면 그렇지, 거기에 호텔이 있을 리 없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