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항상 '가장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라'라고 말한다. 그래야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 정말 청소년들은 정말 어른들의 교육대로 직업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까?
군포 지역의 청소년들이 진로를 결정할 때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사람은 어머니이고, 직업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군포 탁틴내일이 2009년 6월부터 10월까지 지역 내 중·고등학교 2학년 1000여명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탁틴내일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청소년과 학부모의 진로탐색 의식 실태조사 및 청소년의 효과적인 진로탐색을 위한 지역사회 지원방향 모색'을 발간하기도 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중 68.9%는 직업을 가져야 하는 이유에 대해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한 49.7%의 학생이 진로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대한 이해라고 응답했다.
청소년들은 '직업=돈'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직업을 선택할 때 소질과 적성을 고려하지만 직업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자아실현이 아닌 돈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만 봐도 우리 사회와 학교에서 진행되는 청소년 직업 교육이 얼마나 미흡한지 보여주고 있다.
진로에 대해 처음 생각해보는 시기에 대해서는 청소년들의 77.6%가 초등학교부터 중학교까지의 시기라고 응답했다. 이중에서는 초등학교 4∼6학년 사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진로 선택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어머니(31.4%)였으며 아버지라는 응답은 15.7%에 그쳤다.
청소년들이 진로를 선택할 때 가장 장애가 되는 요인에 대해서는 과반수가 넘는 59.6%가 학업성적이라고 밝혔고 4.2%의 청소년들은 부모님의 기대라고 답했다.
또한 이 밖에도 청소년들은 진로에 대한 정보는 주로 인터넷과 진로관련 사이트(38.1%)에서 얻고 있었으며 가장 바라는 진로탐색 프로그램은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50.5%)로 나타났다.
과반수에 해당하는 51.1%의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진로 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다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1/3에 해당하는 36.1%의 학생들은 진로 교육에 있어 직업인과의 만남을 가장 바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중 58.8%는 진로 교육 강화를 위해 학교와 지역사회의 연계가 필요하다고 답해 청소년들이 학교에서의 진로교육만으로는 부족한 부분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청소년과 더불어 학부모에 대한 조사도 진행됐는데, 이는 학부모 자신의 가치관과 자녀에 대한 교육이 상충되는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시됐다.
학부모 스스로는 직업이 돈을 벌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청소년 자녀에게는 자아실현을 위해 직업을 가지라고 교육하는 모순되는 일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한 조사다. 조사 결과 학부모들은 자신의 가치관과 비슷하게 자녀들에게 진로에 대해 교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의 68%는 자신이 직업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능력발휘라고 응답했고 자녀가 직업을 가져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67%가 자녀의 능력발휘라고 답했다. 또한 학부모 스스로가 직업 선택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적성과 능력(71%)라고 밝혔고, 자녀가 직업 선택시 고려해야 할 사안에 대해 70%가 자녀의 적성과 능력이라고 응답했다. 이 밖에도 학부모들은 자녀의 진로 지도에 있어 정보부족(39%)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자녀에게 원하는 직업체험은 의료관련직업(18%), 교직(14.9%), 전문직(13.5%)으로 나타났으며 3순위까지 선택하도록 한 이 조사에서 학부모들은 일부 직업군에 대해서는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 학부모들이 자녀에게 원하는 직업 선호도 조사에서 3순위까지도 응답을 하지 않은 직업군은 '악기관련', '제도 및 정밀제조 관련' , '회계 관련' , '자연친화 직업' 등이었다. 높은 선호도를 보였던 의료, 교직, 전문직과 비교해 부모들은 자녀들이 안정적인 직업을 갖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직업체험 선호도 조사에서 모든 직업군에 고르게 응답해 직업에 대한 차별 의식을 갖고 있지 않으며 특정 직업군에 선호하는 경향이 학부모에게서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포 탁틴 내일 관계자는 "2학년생만을 대상으로 조사했기 때문에 조사의 한계는 있다. 그러나 청소년에 대한 진료지원이 학교중심의 수동적 차원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지역사회와 연계한 진로탐색 프로그램 구축과 진로관련서비스를 구체화시키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전했다.
탁틴 내일은 또 이와 관련해 청소년들의 자기진단과 이해, 직업에 대한 구체적 정보가 진로탐색을 위해 포함돼야 하며 지역사회에서는 청소년들의 실제적인 직업 체험이 가능한 기관이나 학원 등과 같은 체험의 장을 지역사회에서 확대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군포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0.02.19 14:08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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