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 추차 차량의 손잡이에 끼워놓은 성매매 광고용 명암
이달원
⑦ 우리나라는 1982년부터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룸살롱·요정 등 유흥주점의 세금(개별소비세 10%)을 깎아 주는 제도가 있는 나라이다(1982~2010). 우리나라는 1960~70년대 일본의 기생관광 또는 섹스관광의 대상국가였다.
당시 한국 주재 일본인과 한국 출장이 잦은 일본인들은 한국 여성을 현지처로 두었다. 섹스관광을 촉진하기 위해 면세 혜택을 주는 제도를 수치스러워한 기획재정부의 유일한 여성 과장인 김경희 환경에너지 세제과장이 이 문제를 제기하여 내년부터 폐지된다고 한다.
⑧ 유엔개발계획(UNDP)과 영국의 경제정보평가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이 100여개 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9년 여성권한척도(GEM)'나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서 우리나라는 61위와 66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는 세계 11~12위이다.
⑨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00년의 48.8%에서 거의 변동 없이 50% 내외를 지속하고 있다. 비정규직 비율이나 임금, 승진, 출산후 복귀 등에 있어 남성과의 격차가 매우 심하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세계 최저이다. 또한 패자(탈락자)나 사회적 약자에 배려문화나 정책이 제대로 안 되어 있다 보니 우리나라는 OECD 국가중 자살률 1위 나라가 되었다. 사회경제적 지위로 보아 여성은 대표적인 사회적 약자층이다.
즉 ⑧과 ⑨는 우리나라가 여성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여건과 기반이 매우 취약한 나라라는 뜻이다. 이것이 사회환경의 변화, 우리나라 남성의 이중적인 성문화 의식과 행태가 맞물려 위의 ①~⑦과 같은 결과를 낳았다.
우리나라의 성문화가 중진국이 되도록 이렇게까지 범람하기 되기까지는 여러 복합적인 문제들이 얽혀 있다. 단순히 어느 한 측면만을 부각시켜 논란을 벌이는 것은 '장님 코끼리만지기'식이다. 성매매 문제를 여성가족부가 맡도록 하는 발상부터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지난 시절 진보정권이 주축이 되어 '도덕성'을 표방하며 만들어낸 '성매매' 관련법은 지극히 비현실적이며 단세포적인 대책임이 드러났다. 물론 현재의 보수우파정권도 마찬가지이다.
세계 및 국내 환경의 변화로 고시를 비롯한 시험제도에 있어서는 여성의 진출이 남성을 앞서는 경우가 있으나, 여전히 우리나라의 남성중심의 문화와 방식은 매우 고질적이라 개선하기 쉽지 않은 문제이다. 이런 남성 중심의 사회 환경은 우리나라가 OECD국가 중에서 가장 근로시간이 길음에도 생산성은 가장 떨어지는 주요 요인이기도하다.
그런 점에서 미국 카네기 멜론 대학의 '과제를 해결하는 집단의 능력, 즉 집단지능'(collective intelligence)에 있어서, 머리가 좋은 남자들로만 이루어진 집단보다는 여성이 많이 참여하는 집단이 상황 판단과 문제 해결 능력이 더 높다(사이언스지 2010년)'는 연구결과는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성 관련 법제도 사회문화, 성문화 등에 대한 문제인식 과 개선 대책없이 단순히 경제성장만으로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간다는 생각이야말로 천박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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