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 온 외국인들, 어째 포즈가 요상하네

외국인 관광객의 시각에서 본 마임축제

등록 2011.05.30 10:08수정 2011.05.3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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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아!水라장'을 시작으로 화려한 막을 연 춘천 마임축제는 파격적인 공연예술을 선보인 발광난장 '미친금요일'을 넘어 마임축제의 백미인 무박 2일의 '도깨비난장'까지, 마지막을 향해 갈수록 그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마임축제에는 춘천시민 뿐만 아니라, 타 지역에서 마임축제를 즐기러 온 많은 사람들로 성황을 이루었다.

 

많은 관중들 속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것은 무리지어 축제를 즐기러 온 외국관객들이었다. 왜 마임축제에는 국내 여타 축제들보다 외국인 관객들의 참여도가 더 높은 것이며 내국인보다 외국인들에게 더 많이 알려져 있는 것일까?세계 3대 마임축제로도 꼽히는 춘천 마임축제는 과연 외국인들의 시각에서 어떻게 비춰지고 있는지 마임축제에 온 외국인 관광객들을 만나 보았다.

 

 마임축제에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마임축제에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정소연
마임축제에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 정소연

캐나다 출신으로 현재 대구에서 초·중등 아이들을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헤더(27)씨는 순전히 마임축제를 즐기기 위해 대구에서부터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4시간이나 걸려서 춘천까지 왔다. 그녀는 2년 전 춘천에서 살았었기 때문에 마임축제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다고 했다.

 

- 4시간이나 걸려서 마임축제를 보러 온 것이 힘들지는 않았는지?

"4시간이면 적게 걸린 것이에요. 캐나다나 미국은 워낙 넓어서 어딜가려면 이것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답니다(웃음). 여기(춘천)까지 오는 것은 하나도 힘들지 않았어요."

 

- '마임' 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마임에는 국경이 없다고 생각해요. 몸짓과 표정 등 행위로 표현하는 것이다보니 언어가 필요없죠. 마임축제가 국제적인 축제가 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도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해요. 또 그들(마임공연자들)은 몸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큰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것(행위예술)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죠."

 

 춘천 마임축제에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마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춘천 마임축제에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마임' 포즈를 취하고 있다.정소연
춘천 마임축제에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마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정소연

강릉에서 마임축제를 보기 위해 온 데이비드(25, 캐나다)씨는 개막식 때 여기저기서 날아오던 물폭탄과 살수차 덕분에 굉장히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또 그는 27일 열린 '미친 금요일'에서 친구들과 함께 직접 준비한 마임의상을 입고 자체 코스튬도 펼쳤다고 덧붙였다.

 

- 춘천마임축제와 캐나다에서 열리는 다른 축제들을 비교하자면?

"우리 지역(몬트리올)에서 열리는 재즈·블루스·코미디 페스티벌 등을 보면 재즈면 재즈, 코미디면 코미디, 이렇게 한 가지 밖에 없어요. 하지만 마임축제에는 모든 것이 다 있습니다. 마임부터 시작해서 음악, 영상, 춤, 음식 등 세계 각국의 문화가 어우러져 있죠. 그래서 볼거리가 더욱 풍부한 것 같아요."

 

데이비드씨와 함께 마임축제에 온 애슐리(26, 미국)씨는 "외국인들을 위한 안내와 홍보가 부족한 것 같아요. 저는 오늘 춘천에 처음 왔어요. 남춘천역에 낮 12시쯤 도착했는데 여기(마임축제 장소, 수변공원)까지 도착하는 데 2시간이 넘게 걸렸어요. 한국 사람들에게 물어봤더니 잘 모르겠다고 하여 결국 지나가는 다른 외국인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찾아왔죠. 외국인들을 위한 안내와 정보제공이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라며 마임축제에 대해 아쉬운 점을 토로했다.

 

- 마임공연을 보고 난 소감은?

"'마임'이라고 하면 이것(손으로 벽 짚기)밖에 몰랐어요.(웃음) 그런데 여기에 와서 보니 굉장히 많은 종류의 마임들이 있더군요. 단순히 몸으로 하는 동작만이 다가 아니라 여러 도구나 악기를 이용한 마임, 생활 속의 마임 등 우리 주변에 마임과 관련된 것들이 참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지막으로 만난 중국인 유학생 진진(23)씨는 마임축제를 보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점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을 밝혔다.

 

"공연에 MC(사회자)가 없다는 것이 인상깊었어요. 또 중국공연에는 항상 의자(관객들이 앉는 곳)가 있어서 관객들이 한번 자리를 정하고 앉으면 움직일 수 없는데 이 곳 공연장에는 의자가 없었어요. 정해진 자리가 없기 때문에 자신이 보고 싶은 자리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고 심지어는 관객이 직접 참여하여 공연을 함께 이끌어 나가는 경우도 있었죠. 또 보수적인 중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주제(성性, 임신, 결혼 등)에 대해 마임으로 표현하는 것을 보고 감명을 받았습니다. 축제의 모든 것들이 신기했고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마임축제에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직접 준비한 마임의상을 입고 코스튬을 벌이고 있다.
마임축제에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직접 준비한 마임의상을 입고 코스튬을 벌이고 있다.정소연
마임축제에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직접 준비한 마임의상을 입고 코스튬을 벌이고 있다. ⓒ 정소연

국경이 사라지고 세계가 지구촌화 되어가면서 다른 나라의 문화와 축제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져 가고 있다. 어떻게 보면 춘천 마임축제는 한국에서보다 해외에서, 내국인보다 외국인들에게 더 많이 알려져 있는 것 같다.

 

23년 동안 그 역사를 유지해오고 있는 마임축제에 해외 관광객들이 많이 참여하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하지만 마임축제를 바라보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시선을 어떨까. 아마 한국에서 마임축제가 열린다는 것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마임축제가 진정한 국제적 축제로 발돋움 하기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국민들의 관심이 동반되어야 한다.

 

또한 대부분의 외국 관광객들은 마임축제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외국인 대상의 홍보와 정보제공 등을 미숙한 점으로 지적했다. 마임축제 측은 이러한 의견들을 적극 수용하여 개선해야 할 점은 개선하고, 좋은 점은 더욱 부각시켜 내실을 갖춘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본 기사는 강원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웹진 뉴스토피아와 강원일보에 동시에 게재됩니다. 
#춘천 마임축제 #도깨비난장 #외국인 관광객 #마임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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