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방 공포에 빠진 암환자 버마민주화 운동가

'버마행동' 아웅나이윈씨, 암투병 도중 강제퇴거명령 받아

등록 2011.08.27 18:45수정 2011.08.2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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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제추방 공포에 빠진 암환자 버마민주화 운동가 아웅나이윈씨
강제추방 공포에 빠진 암환자 버마민주화 운동가 아웅나이윈씨소모뚜

지난 8월 22일 버마민주화 활동가인 아웅나이윈씨가 법무부 장관의 난민인정거부에 대해 제기한 취소소송(2심)에서 패소했다고 그가 활동하고 있는 '버마행동' 측이 밝혔다.

아웅나이윈씨는 지난 1998년에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들어와 3D업종 현장에서 근무하다가 한국인 동료의 폭행으로 회사에서 이탈해 미등록체류자로 살게 됐다. 그는 매일 하루 15시간 이상 고된 노동을 하면서 다른 버마인들과 함께 버마행동이라는 공동체를 만들고 그곳의 총무로서 활동해왔다.

이 공동체는 한국 내 버마 반정부단체들이 주최하는 행사 등을 지원하면서 활동해왔다. 아웅나이윈씨는 공동체 회원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 회원들을 대상으로 노동법, 버마 국내 인권상황 교육 등을 맡아 해왔다.

지난 2007년 버마에서 승려들의 대규모 평화적 시위가 일어나자 그는 이를 지지하며 적극 활동했다. 이때 한국 내 여러 버마 반정부단체들이 버마 내 승려들의 혁명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고자 연합단체인 '버마국민운동촉진위원회'를 설립했다. 이 연합단체는 각 단체 대표들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한국 내 여러 지역에 있는 버마인들에게 버마 내 정치적 상황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아웅나이윈씨는 '안산버마공동체' 대표이자, 이 연합단체 운영위원으로 활동했다. 이 연합단체는 한국 내 버마민주화를 지지하는 시민, 인권, 종교, 정치인 등 여러 단체들의 도움으로 버마 내 시위자들과 버마 국경의 반정부단체들에게 많은 지원을 해왔다.

버마 승려혁명은 1988년 '88민중항쟁' 이후 일어난 가장 큰 시위인 만큼 많은 버마인들에게 민주화에 대한 희망을 갖게 했다. 하지만 미얀마 정부의 무자비한 진압과 탄압으로 승려혁명은 결국 민주화로 연결되지 못했다.

많은 승려들의 피가 묻은 승려혁명을 지켜본 아웅나이윈씨는 버마 민주화가 이루어질 때까지 노력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래서 그는 버마행동 한국 반정부단체의 회원으로 가입해 버마 민주화를 위해 적극 활동해왔다.


이런 정치활동을 배경으로 2008년 5월 그는 한국정부에 난민신청을 했다. 하지만 난민인정을 아주 까다롭게 다루는 법무부는 그의 난민인정 신청을 거부하며, 동시에 강제퇴거명령을 내렸다. 그 후 그는 법무부를 대상으로 난민인정거부 취소소송을 했다. 하지만 법원은 그가 반정부활동으로 인해 생긴 생명의 위험성보다 그의 미등록 체류기간을 문제 삼았고, 결국 그의 난민인정을 불허했다. 행정법원에서 패소한 그는 다시 고등법원에 항소했다.

법무부의 강제퇴거명령을 받고 강제추방 공포에 빠진 그에게 또 다른 공포가 아무런 신호도 없이 다가왔다. 그가 아주 위험한 설암(혀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구강암)에 걸린 것이다. 설암에 걸린 그는 12시간 넘게 대수술을 받았고 상당한 치료비도 내야 했다. 미등록체류자에겐 건강보험 가입이 허용되지 않는 것이 현재의 한국 법이다. 그래서 그가 천만 원이 넘는 치료비를 스스로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한국 내 여러 시민들, 단체들, 이주민들과 음악인들이 그의 아픔과 어려움을 함께 나눠 적극적으로 기부활동을 해 도왔다. 그는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치료비 지불을 잘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병마와 싸우는 그에게 또 다시 공포가 다가왔다. 고등법원도 그의 항소를 거부한 것이다. 법원에 판결을 들으러 갔던 날 그는 자신을 무시하는 미소를 지으며 판결을 내린 판사의 태도로 인해 마음이 무척 아팠다고 말했다. 목숨을 바쳐 자신의 신념을 유지하고 실행하는 한국 내 정치난민들에 대해 한국사회가 잘 이해해주었으면 한다고 그는 말했다.

덧붙이는 글 | * 아웅나이윈씨는 9월 2일 대법원에 상고할 계획입니다. 그것이 자신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아웅나이윈씨의 생명보호, 그리고 그의 버마민주화에 대한 의지를 지지하고자 하는 분들은 아래 링크에 따라 탄원서를 보낼 수 있습니다.
http://mwtv.jinbo.net/2009/bbs/board.php?bo_table=B49&wr_id=5704&sfl=wr_subject%7C%7Cwr_content&stx=&spt=0&page=1
* 소모뚜 기자는 이주노동자방송(MWTV)에서 활동하고 있는 버마 출신 이주노동자입니다.


덧붙이는 글 * 아웅나이윈씨는 9월 2일 대법원에 상고할 계획입니다. 그것이 자신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아웅나이윈씨의 생명보호, 그리고 그의 버마민주화에 대한 의지를 지지하고자 하는 분들은 아래 링크에 따라 탄원서를 보낼 수 있습니다.
http://mwtv.jinbo.net/2009/bbs/board.php?bo_table=B49&wr_id=5704&sfl=wr_subject%7C%7Cwr_content&stx=&spt=0&page=1
* 소모뚜 기자는 이주노동자방송(MWTV)에서 활동하고 있는 버마 출신 이주노동자입니다.
#소모뚜 #난민 #버마민주화 #미얀마 #이주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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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활동을 하는 이주민으로서 진정한 다문화 사회를 만드는 것에 미디어를 통해 기여하고자한다. 버마의 민주화 활동가로서 버마의 인권상황을 한국사회가 관심가질 수 있도록 미디어를 통해서 활동한다. 인권없는 사회를 차단하고자 기자로서 활동하고싶다. 이러한 목적으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되고싶다. 지난 촛불시위때 오마이뉴스의 활동에 감동받아 함께 활동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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