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사과'를 꿈꾸는 젊은 농부 '이철규'

예술자연재배로 자연을 담은 농산물을 만드는 젋은 농부

등록 2011.08.30 10:03수정 2011.08.3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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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자연재배로 자연을 담은 농산물을 만드는 젋은 농부! 경북 의성의 '이철규 농부'를 만났습니다.


이철규 농부와의 인연은 홍성 풀무학교생협에서 근무했던 시절에 처음 이루어졌습니다.
이철규 농부는 풀무학교생협에서 근무했던 지인과 결혼한 후 가끔 홍성을 방문하여 인사를 나누곤 했는데요, 사회생활을 농사로 시작한 서른다섯의 젋은 농부는 '예술자연재배'를 한다고 했습니다. 일본의 기무라 아키노리씨의 '기적의 사과' 같은 자연을 그대로 담은 사과를 만드는 것이 그의 꿈이고, 현재 4년째 퇴비나 천연약재 같은 외부의 물질을 전혀 투입하지 않고 농사를 짓고 있다고 했습니다.

얼마전 아내와 함께 의성의 '이철규 과수원'을 방문하여 인사도 나누고, 농사짓는 이야기도 들어보고, 맛있는 여름사과도 먹었습니다. 이철규 농부와 나눈 이야기들, 자연재배로 사과농사, 벼농사, 오이농사짓는 이야기들을. 한번 들어보실래요?

이철규 농부 아들 신명이와 함께
이철규 농부아들 신명이와 함께이태건

집 마당에 들어서니 오래된 사과나무가 우리를 반깁니다. 20년이 넘은 오래된 사과나무인데요. 그네를 달아두어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기도 합니다.

20년 넘은 사과나무 그네를 달아둔 사과나무
20년 넘은 사과나무그네를 달아둔 사과나무이태건

헌데 사과나무를 보니 종이 봉투와 비닐봉지에 담은 사과들이 있습니다. 사과에 봉지를 씌우는 이유와 이렇게 두가지 봉지를 씌운 이유를 물어보았습니다.

 봉지를 씌운 사과
봉지를 씌운 사과이태건

"유기농으로 사과농사를 지으면서 생산량이 많이 줄었습니다. 과일의 수확량도 그렇고 크기도 그렇고 아직은 이쁘고, 크고, 풍성하게 열리기 힘들더라구요. 현재 봉지를 씌운것과 아닌것을 관찰해 보면 씌우지 않은것은 수확시기에 거의 상품성이 없습니다. 새들이 먹거나 벌레가 먹거나 합니다. 그래서 사과에 봉지를 씌우고 있구요. 햇빛을 바로 받지 못하는 단점을 개선해 보기 위해 통기성이 있는 비닐봉지를 이용해서 품질 테스트를 하고 있습니다."


실제 종이봉지와 비닐봉지의 가격차이는 세배 정도 된다고 합니다. 왼쪽의 것이 비닐봉지를 이용한 것인데 까만 점들이 생기고 있고, 오른쪽이 종이봉지를 이용한 것입니다. 상품성 있는 사과가 나올 때 까지 여러가지 시도와 실천들이 있겠지요.
지금은 그것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됩니다.

 오른쪽 비닐을 씌운 것, 왼족이 종이봉지를 씌운 것
오른쪽 비닐을 씌운 것, 왼족이 종이봉지를 씌운 것이태건

이철규 농부가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은 스무 살 때부터입니다. 군대를 가는 대신에 영농후계자로 농사를 지으면 군대를 대신할 수 있는 제도가 막 생긴 때여서 집안일도 돕고 농사일도 배우는 계기로 처음으로 본격적인 농사를 시작했었는데요. 그 때 농사 관련 책들을 접하면서 '후쿠오카 마사노부'의 자연농업 관련 책을 읽은 것이 앞으로 어떻게 농사짓고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로 국내의 유기농업과 자연농업 현장을 접하고 공부를 하며 계속 공부를 해왔고 아직도 그 과정이라고 하는데요. 부모님께서 지으시던 과수원을 이제 젋은 부부 둘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경북 안동에서 새로 농지를 구하셔서 농사를 짓고 계십니다.

"농사를 처음 배울 때 부터 친환경 농업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십삼년 전 쯤에 저농약 인증을 받은 것 같구요. 무농약 재배도 했었고, 유기농은 7년 이상 한 것 같네요. 현재 퇴비나 천연농자재 등을 투입하지 않는 예술자연 재배로 4년째 농사짓고 있습니다.

4년간 한방울의 화학농약, 천연농약, 천연영양제도, 한 줌의 화학비료, 천연비료도,
한 삽의 축분 퇴비도, 뿌리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수확량이 현저히 줄었고, 크기도 많이 작아졌습니다.하지만 처음 유기재배가 그랬듯,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아직 공부중이고 진행형 이에요

그리고, 9년만의 첫 수확을 올린 기무라씨의 노력과 의지와 인내에 비하면 지나온 시간이 짧습니다. 농부는 "내 눈과 손이 곧 농약이고 비료"라는 기무라씨의 말을 의지삼아 우리농장에서 자라는 모든 생명들(사과나무와 벼, 고추, 감자, 고구마, 상추, 시금치, 오이, 가지, 토마토, 당근, 무, 배추, 풀 등)을 살피고, 돌보며, 사랑을 나누겠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자라며 생명을 유지해 왔던 토종의 생명력을 믿고 기다리겠습니다"

현재 과수원의 사과나무 수령은 20년 이상 된 것이 많아서 일부를 정리하고 새로 심었다고 합니다. 보통 키가 크게 자라지 않고 따기 쉬운 품종이 인기가 있는데, 옛날에 많이 자랐던 키큰 사과나무 종자를 얻어서 심었다고 합니다. 사과뿐만이 아니라 벼나 오이같은 다른 작물도 가능한 토종을 구해서 키우고 있습니다.

 키 큰 사과나무
키 큰 사과나무이태건

과수원 내에도 몇그루 키큰 사과나무가 있답니다. 주렁주렁 달인 사과들이 멀리서도 보일 정도로 늘씬합니다.

 풀과 함께 키우는 사과나무
풀과 함께 키우는 사과나무이태건

 풀과함께 키우는 사과나무
풀과함께 키우는 사과나무이태건


과수원에는 풀이 가득합니다. 제초제를 뿌리지 않기 때문에 항상 풀이 가득합니다. 그래도 너무 풀이 많이 자랐을 때는 한번씩 풀베기를 해 주어야 하는데요. 타고다니며 풀을깍는 장비와 등에 메고 손으로 풀베는 예초기를 이용하면 과수원 젠체에 풀을 베는데 꼬박 2일의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유기농으로 키우는 벼
유기농으로 키우는 벼이태건

과수원을 따라 올라가다 보니 논도 있고 밭도 있습니다. 농자재 무투입을 원칙으로 하나, 논에서 나온 볏짚은 논으로 오이밭에서 나온 오이덩쿨은 오이밭으로 돌려줍니다. 원래 부터 있던것을 순환시켜주는 것이지요. 단위 면적당 오이나 벼의 수확은 일반적인 논농사나 채소농사에 비해서 수확량이 적습니다.

사과의 경우는 저농약 기준으로 재배할 때 보다 수확량이 최대 50%까진 줄었고 농사가 잘 되는 해는 70%~80% 까지 수확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토종오이를 심어둔 오이밭
토종오이를 심어둔 오이밭이태건

오이도 노지 재배를 합니다. 비바람을 맞으며 튼튼하게 자라납니다. 토종 종자를 써서 우리 토종의 힘을 살려보겠다고 하는데 시설재배에 비해서 수확량이 적은 것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이제 막 수확이 시작될 시기인데요. 함께 점심을 먹으며 먹오본 오이맛은 최고였습니다.

 과수원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과수원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이태건

과수원을 둘러보고나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릴 때 부터 인생, 삶, 수행 같은것들에 관심이 많아 무술이나 기수련에 심취하기도 했던 이야기들은 저와 비슷한 점이 많아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생명을 지키는 농업의 소중함과 종교적인 신념으로 예술자연농법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유기농으로 사과농사를 짓는 수입은 얼마나 될까 했는데... 한해 800만원정도 된다고 합니다. 이제 둘째 아기도 태어나 어깨가 더 무거워 졌을 터인데 신념만으로 지켜가기엔 너무 힘든길이 아닌가 생각도 들었습니다. 현재 모든 생산물은 직거래로만 소비자 분들께 판매하고 있는데요. 농부에게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은 '자신의 농산물의 가치를 이해해 주고 구매해 주는 소비자' 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시간 넘게 온갖 툴바와 악성코드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피씨를 정상화 시켜 놓고 직거래에 잘 활용하라고 이야기 드렸습니다. 붉은 기가 도는 아오리 사과를 몇개 먹는데 평소에 먹던 아오리사과 보다 덜 시큼하고 사과의 맛이 강한 것이 오랜만에 좋은 사과를 먹고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여름사과는 이제 다 판매 하고 10월이 되면 부사가 나올 예정입니다. 벌써부터 그 때 가 기다려 지네요.

사과를 생산하면 절반정도는 판매도 어려울 정도로 못생겨서 사과즙을 만듭니다. 작년에 만든 사과즙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데, 앞으로 지을 농사도 고민이지만 판매하고 있지 못한 사과즙도 고민이 됩니다. 예술자연재배로 키운 사과로 만든 사과즙. 젊은 농부에게 힘이 되는 소비가 필요한 때 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오랜만의 즐거운 농부님과의 만남을 뒤로 하고 돌아오는 길에 4대강 공사 현장을 만났습니다. 강 중간을 막아서는 낙동강 구미보와 강변에서 벌어지공 있는 대규모 토목공사 현장들.  자연을 지키려는 젋은 농부의 노력과 대비되어 너무나도 가슴아팠습니다. 작은 개인들의 노력이 큰 부당함을 고칠 수 있을까? 지금은 긍정이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 할수있다는 긍정이 농업의 현장에서도 개개인의 삶에서도, 선거에서도 이 세상을 좀더 밝게 만들기를 바래봅니다.

덧붙이는 글 | 스마일포유 홈페이지(www.smileforyou.kr)에도 개재합니다.

www.smileforyou.kr 에서 이철규농부의 예술자연재배 농산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스마일포유 홈페이지(www.smileforyou.kr)에도 개재합니다.

www.smileforyou.kr 에서 이철규농부의 예술자연재배 농산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유기농 사과 #이철규 과수원 #스마일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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