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노동자들이 MB 정권에 맞선 투쟁의 선두에 섰다. MBC 파업은 벌써 50일이 넘었다. 투쟁은 방송 3사 공동 파업으로 이어졌고 <연합뉴스> <부산일보> <국민일보>도 파업 중이다. 이들은 이명박 정권의 언론 통제에 맞서 낙하산 사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1%의 입맛에 맞는 방송을 만들려는 정부의 노력은 각별했다. 2008년 촛불항쟁이 벌어졌을 때, 정부는 광우병 진실을 폭로한 <PD수첩> 제작진을 체포했다. 정부 정책에 맞섰던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전출시키고 탄압했다. 진실과 정의가 사라진 방송에서는 한미FTA의 재앙도, 쌍용차 노동자들의 죽음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규도 사라졌다.
이명박이 그토록 언론 통제에 심혈을 기울인 이유는 명백하다. 정부·자본의 추악한 실체를 감추고 포장해, 대중의 분노와 저항을 누그러뜨리려는 것이다. 또 투쟁의 정당성을 깎아내려 저항의 목소리를 가로막으려는 것이다.
따라서 공정 방송을 위한 언론 노동자들의 파업은 정당하다. 언론 노동자들이 지키려고 하는 것은 바로 우리 노동자·민중의 목소리다.
지금 언론 파업은 뜨거운 사회적 지지와 응원을 받고 있다. 3월 16일 파업 콘서트엔 2만여 명이 참가했다. 많은 민주노총 조합원들도 개별적으로 이곳을 찾았다. 언론 노동자들이 이기길 바라면서 말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무자비한 탄압 세례를 퍼붓기 시작했다. 'MB의 혀' 김재철은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을 중징계하고, 노조 집행부에게 33억 8천만 원의 가압류 폭탄을 던졌다. KBS 사측도 강력한 탄압을 예고하고 있다.
이것은 두려움의 반영이다. 정부는 여기서 밀리면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일 것이다. 언론 파업 승리가 곳곳에서 투쟁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제주 해군기지 건설, 한미FTA 발효, KTX 민영화 추진 등을 강행하며 반격을 꾀한 것도 이 때문이다. 총대선을 앞두고 투쟁의 봄을 알리는 조짐들이 확대되면서, '이렇게 뒀다간 더 큰 화를 당할 수 있다', '자꾸 여론에 타협하면 보수층의 지지도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다.
따라서, 지금 민주노총 내에서 가장 앞장서서 이명박 정권에 맞서 싸우고 있는 언론 노동자들의 투쟁을 엄호하는 게 중요하다. 이 투쟁이 승리한다면, 지금 기층에서 꿈틀거리는 저항의 가능성을 높이며 정치적 활력을 줄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언론 파업이 승리할 때 민주노총과 각 산별·연맹이 계획하는 6월~8월 파업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것은 철도노조의 KTX 민영화 저지 투쟁, 화물연대의 6월 파업, 금속노조의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과 노동시간 단축 투쟁 등에 커다란 자극이 될 것이다. 이것은 청소·간병·보육·학교비정규직 등 열악한 환경에서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사기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민주노총이 앞장서서, 올해 투쟁을 준비하는 다른 부문의 노동자들이 앞장서서 언론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로 화답해야 한다. 올해 민주노총 파업의 신호탄을 알린 언론 파업에 하루 파업으로 힘을 보태자.
언론 파업의 판돈은 이미 커졌다. 이것은 정부와 노동의 한판 싸움이 됐다. 따라서 절차와 동력을 고민하며 망설일 때가 아니다. 민주노총 대의원들과 지도부가 결의하고 조직해야 한다.
언론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명운을 걸고 '끝장' 투쟁에 나선 만큼, 민주노총이 올해 MB 정권을 '끝장'내기 위해 파업을 준비하는 만큼, 지금부터 노동자들의 단결된 힘을 보여주자.
3월 22일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언론파업 승리를 위한 민주노총 하루 총파업'을 힘차게 결정하자! 민주노총 대의원들의 동참을 호소한다.
덧붙이는 글 | * 이 안을 지지하는 대의원들의 연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동참하실 분들은 susanna2@hanmail.net로 연락 바랍니다.
* 심선혜 기자는 민주노총 대의원, 공공운수노조 보육협의회 의장입니다.
* 이 기사는 매일노동뉴스, 참세상, 미디어오늘 등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2.03.21 11:07 | ⓒ 2012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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