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명길존재감', 그의 시대가 열리려나?

[정치풍자소설 '대권무림' 66] 에피소드8 - 대권무림의 뜨거운 여름

등록 2012.05.31 19:06수정 2012.05.3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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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 여름으로 접어든 온기가 지상의 모든 얼어붙은 세계를 녹여버릴 듯 떠돌고 있다. 일인지상 해찬세종설계공은 방금 뜨끈뜨끈한 곰국 한 그릇을 거든히 비우고 자신이 설계하고 현재두마(호 수정) 근혜여랑위가 완성시킨 세종특별공국과 충북도경창의 맑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광주에서 열혈호마 기정약장청(강기정)의 검 끝에 살짝 베인 상처는 수련생들이 마련해온 훅씨딘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경남공정국에서 남해이장 두관거두신공의 차가운 바람을 맞고 연이어 충북싱관국, 강원공국에서 백두신공 한길명길존재감에게 뒤집기 한판패를 당한 것은 두고두고 아쉽다.

차라리 내공을 지나 온몸의 근력을 한 몸으로 던질 수 있는 나의 근철입마 '단도풍창입자'와 재야에 물러나 있을 때, 순천만의 늪을 뛰어다니며 수련한 '수벽바람권'으로 찰나에 적들의 숨통을 제압했다면, 지금과 같은 봉변은 당하지 않을 텐데 하는 생각이 뇌리를 흔들자 가만히 앉아 있기에는 무언가 치밀어 오르는 무엇이 있었다. 돌이켜보면 지난 무림의회 총선에서 전임 맹주의 어리숙한 행위가 도방의 수련생들과 백성들에게 적잖이 불안감과 불쾌감을 유발하여 '구타유발직공'에 백성들의 마음이 교화, 무림의회의 다수 도반 선출에 실패한 것도 한 가지 큰 이유가 아니었던가.

인간이면 누구나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본능, 즉 물욕과 식욕, 그리고 성욕을 누구보다도 잘 견뎌내고 오로지 정치 무림의 본질과 이 잘난 머리신공만으로 세상과 맞장 떠온 지 어언 사십 년. 아아, 나의 세대에 이뤄진 체세포의 줄기는 자라서 만산(萬山)을 만들고 대해를 이뤄 지금 우리의 세상은 내 때가 묻은 '민주주의만세권'과 '자유세계이상권'이 횡행하는데, 다시 한 번 재야에서 이룬 공력을 강호의 굶주리고 아픈 백성들을 위하여 소진하려는 이 마음을 백성들은 이다지도 몰라준단 말이냐! 야속한 강호여, 너의 이름 대한민주무림대국이로다.

"대로에 뛰어노는 구상유취들의 놀터도 내가 만들었고, 지방 최대의 공무강호들의 공간인 세종특별도방도 내가 만들었어. 나 일인지상 해찬세종설계공, 무현태왕 때 니들 못 봤어? 나는 새도 총 한 방 안 쏘고 떨어 뜨렸던 거 몰라? 이거 해도 해도 너무 하잖아. 지금의 민주통합당 누가 지휘했어. 후방관측소, 강호의 바람도 재운 실력파 무인.

지나가는 개도, 날아다니는 새들에게도 서열이 있어. 그런데 느닷없이 가장 중요한 대권의 무림권좌위를 앞두고 실력도 능력도 검증이 안 된 재야무인을 기용하겠다는 발상이 말이 돼? 도방의 맹주는 아무나 하나? 뭐, '쇼셜미디어권', '명길연예존자우량권'? 너희들이 정치 무림의 본질을 알아? 음중양의 그 오묘한 신법의 이치를 아느냐구?

이거 왜 이래. 무림의 정치가 무슨 연에 공화국이야? 무림은 정도요, 정치는 맥이야. 글구 잘 들어 내 사십 년 정치 내공을 걸고 말하는데 야권 강호의 무림 권좌는 내 손 안에 있어. 알았지. 날카롭고 사나운 매의 권능을 익힌 '매투비권'의 실공자지만 이래봬도 마음만은 홀쭉하다."

세련파랑 상호철원오대미정(우상호)의 고향에서까지 완파당한 '매투비권'으로 인해 손의 근력과 왼쪽 가슴 언저리를 강타당한 일인지상께서는 몹시도 속이 상하셨다. 강원공국의 맹주비무가 끝나고 수련생들과 달려간 곳은 다름 아닌 주막. 한 여름에도 찬바람의 한기가 옷깃을 파고드는지 일인지상은 연거푸 따끈하게 데운 이과두주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이런 제길. 맹주비무의 종합성적에서도 한길명길존재감이 84표나 앞서갔다. 이러다가 수도권마저도. 몸서리쳐지는 일이었다. 설계공은 독째 들어 한숨에 그 독한 고량주를 털어놓고 분연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못 참갔어. 이거 무림에서 의회에서 단련된 내공과 정권 설계를 도맡아 했던 이 일인지상이 권위가 말이 아냐? 다시 한 번 해보는 거야. 자 다들 힘내고 가자우."

정치 무림의 본질은 권력의 쟁취다. 그래서 강호의 모든 실력자들은 서로 자신의 무예가 다른 강호지존들의 그것과 겨뤄 얼마나 높은 경지인지 실험하려 한다. 그것은 본능이다. 어느 영역이든 자신이 오랫동안 쌓아온 그 분야의 생성된 위력과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시험하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물론 도인처럼 은거하고 세계와 우주를 관조하는 도인들이야 겸양지도가 몸에 배여, 도학처럼 기신자연의 발효를 멈추고 은밀내공으로만 타인들을 감화시키지만 세상이 어찌 그런가? 도대체가 보고도 믿지 못하는 세상 아니던가.

하여, 정치 무림에 발을 내민 강호의 무사들은 모두 자신들이 공력을 보여주려 애쓰는 것이다. 그 '내보임'에는 여도 야도 없고, 보수 무림과 진보 무림의 구분도 없으며 자격증의 유무는 더더욱 없다. 그러니 무자격자의 무림의회 진입도 현실적으로는 막을 방법이 없다. 왜냐하면 정련된 무공의 완성을 시험한 후 등용해야 하는 무림의회의 총선비무조차도 '이념스팩트럼권'과 '쩐두공권'의 포로가 된 지 이미 오래이기 때문이다. 어느 무도 철인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숨 팍팍 내 쉬고나서 기어이 무도인의 본질을 말한 거다.

"문(文)은 무언가를 배우는 학습이라는 본질에서 시작하여 마음의 토대를 세우고 이론의 완성으로 그 공력을 끝맺는다. 그리하여 문이란 주로 정신과 우주의 교감이라는 내적인 음성적 지식의 체계에 발맞춘 도력이다. 문학의 모체는 결국 인간이므로 인간마다 가지고 있는 개성과 본성의 총체적인 연구 대상이 작품으로 얹어져 문학을 탄생시킨다.

그러나 무(武)는 움직임이라는 구체적인 행동양식으로 발현하여 인간의 육체가 맺을 수 있는 최고의 균형추를 형성하며 무의 본질을 이룬다. 그러므로 무는 주로 육체적인 도력의 형성에 무게를 둔 외적인 양식을 추구한다. 그래서 무는 양성적인 모체의 본성이다. 대자연의 흐르는 물과 같은 이치에 따르는 순환체계, 인간의 모든 무도의 기본 철학은 순수한 자연에의 온전한 접근이다. 이 사이비 무도인들아, 무엇을 알고 강호에 나가길 바란다."

민주통합방은 대권탈환맹주선출비무가 한창이다. 그 맹주는 선택되어진 듯 보였는데, 이거 반란이 만만찮다. 하여 해찬설계공이 난리부르스인 거다. 도방의 일들은 거의 다 내가 처리했는데, 파이는 백두신공이 날로 집어먹으려 하니 어찌 화가 나지 않을쏘냐? 그러니 진보공방의 수련생들의 밥그릇 싸움쯤은 안도에도 없는 거다. 한길명길존재감은 으쌰, '이건 완전히 도방의 수련생들의 겸허한 선택과 백성들의 질서 있는 교감이 만든 작품'이라며 연신 백두 위로 팔을 둘러대고 하트 모양을 그리는데, 도방 수련생들은 그보다는 명길존재감을 싸고 돌며 춤을 춘다.

그 사이 새누리도방의 여랑위가 전국의 방방곡곡 비정규직, 중소상인들, 소외된 이웃들, 장애인들의 의견을 모아, 이른바 백성위무교화권을 발동하여 19대 무림의회에 떡하니 선보이니 '희망사다리 12개 법안'. 말하자면 현재두마 근헤여랑위가 현재 대한민주무림대국의 실질적인 거두이자 강호지존이라는 신호탄을 쏜 거다. 민주통합도방의 '민생법안권'과 맞짱을 뜰 비장의 카드라며 새누리도방 무림의회 도반들은 벌서부터 난리 충성 경쟁이 한창이다.

"우리 무림대국의 백성들이 얼매나 고달픈지 아세요. 끼니 걱정, 장바구니 물가 걱정, 아이들 교육 걱정에 살림살이 바듯한 거 모르시는 무인들 많아요. 자신의 공력만 완성됐다고 모두 강호의 무인으로 우뚝 서려 한다면 안돼요.

나 원칙공주 그저 조용히 이 정부가 잘못한 거 고쳐 나갈 거예요. 고소영? 강부자? 어휴 그런 말 마세요. 없어요, 없어. 나에게는 백성들이 가장 소중해요. 선거캠프? 아이, 아직 이지요. 다만 망월동에는 가서 강호의 바람을 잘 다스리겠다고 맹세하고 왔어요."

종북단체의 수장이 평양공국에 가서 충성을 맹세하고 왔든, 문수찰방거사가 오래 전부터 무림의회 내에도 종북 세력이 있어 이른바 '빨간색도권'으로 김씨 삼부자타령을 부르고 있었다고 말하든, 재인부산문향이 위기감을 느끼든, 백성들은 그저 하루하루 밥 세끼 온전하게 먹여줄 세상 만상과 만형, 만물의 질서와 자연이 오묘하게 결합된 이상적인 지도자의 출현만 간절하고, 간절하고, 또 간절하게 빌고 또 빌 뿐이었다. 진정하고 신성한 무도란, 백성들의 피와 땀을 닦아주고 도덕성에 기반한 비전을 가진 지도력이기 때문에 백성들의 바람은 그런 무인의 출현에만 그저 자신의 저울추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거였다.
#김한길 #박근혜 #이해찬 #문재인 #종북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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