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민은 오는 12월 중순 경 재래시장 상품을 온라인상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재래시장 오픈마켓인 '타운스토어(www.townstore.co.kr)'를 오픈할 예정이다. 사진은 메인화면 모습.
타운스토어
재래시장 오픈마켓 개시를 한 달여 앞두고 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사회적 기업의 경우 목적은 분명한데 수익모델이 명확하지 않은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포민도 이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무리 공익을 위한 사업이라도 운영자금조차 없다면 사업진행의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재무를 담당하고 있는 강요셉 CFO는 마켓이 열리고 상인과 소비자들에게 신뢰가 쌓이면 수익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금은 수익을 낸다기보다는 상인들과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어요. 신원시장을 먼저 성공시켜 롤모델로 만든다면 다른 시장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그런 다음 관악구 재래시장 전체로 확대할 계획입니다."포민은 이런 수익구조를 마련하기 위해 박형영 멘토에게 마케팅과 비즈니스 모델 교육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포민의 경우 모델이 단순하고 명확해 상인들을 잘 설득해서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한다면 성공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게 박형영 멘토의 생각이다.
주민참여 이끌어 내는 게 관건포민이 하는 사업은 재래시장을 살리는 일이다. 너도나도 스펙 쌓기에 바쁜 요즘 대학생들 같지 않게 공익사업을 한다니 주변 반응이 궁금했다.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이그림 CMO는 경험 삼아 해보라는 남자친구의 농담 섞인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남자친구한테 이야기하니까 그러더라고요. '이거 해봤자 아무것도 안 된다. 사회적 기업 좋기는 한데 전통시장만 가지고는 경쟁이 되겠느냐. 그냥 경험이나 한 번 해봐라.' 이런 반응이었어요. 저도 돈을 벌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 건 사실이에요. 수수료 부분이 아직 명확하게 결정된 건 아니니까요."이그림씨는 그러나 지금 아니면 언제 이런 기회가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이 일이 내 인생에 스펙이 되지는 않겠지만, 이야기는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수환씨는 이 일을 위해 휴학까지 불사했다.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지만, 시작한 일을 끝을 봐야겠다는 집념이 남달랐다.
"처음에는 사업한다고 하니까 친구들이 '우와 너 사업한다며' 그랬거든요. 근데 최근에 힘들어하니까 그만 때려 치고 학교로 돌아오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오기가 생겨서 휴학까지 했어요. 휴학한 건 어머니만 알고 계시거든요. 어머니도 제 풀에 지쳐서 그만둘 거라고 그냥 보고 계신 것 같아요."주변 반응 냉담... "스펙은 되지 않겠지만 이야기는 될 것 같다"사업을 시작하면서 우여곡절도 있었다. 주변의 냉담한 반응이야 참고 넘어갈 수 있지만, 부족한 창업자금은 해결할 방도가 없었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꺼야 했다. 김수환 대표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 5월 사회적 기업 프로젝트에 참여해 창업지원자금을 받고 지금의 창업보육센터에 들어온 후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했다. 부족한 창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얼토당토않은 생각까지 했다. 지원받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야 했다. 한 번은 같이 일하던 누나에게 이석채 KT 회장의 전화번호를 알아오라고 시켰다. 대표라는 직함을 내세워 지시를 내렸다.
"전화번호를 알아오면 전화를 해서 만나든, 집으로 찾아가든 어떻게든 해낼 자신이 있었어요. 그것 때문에 그런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 뒤로 누나가 나오지 않더라고요.(웃음)"김 대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창업지원에 나서준 유종필 관악구청장에게 SNS를 통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도움도 요청했다. 내용을 보고 유 구청장이 포민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11월 6일 박원순 시장이 마련한 청년과의 만남 행사에도 참가신청을 냈다. 김 대표는 박 시장을 만나면 이런저런 넋두리를 할 생각이다. 도움이 될 것 같으면 누구를 막론하고 만날 심사다. 그러는 사이 처음 4명으로 시작된 포민은 2명이 나가고 이그림씨가 들어오면서 현재 3명이 되었다.
포민이 하려는 일은 어떻게 보면 거창하고 무모해 보이지만, 쉽게 도전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 오픈마켓 역시 경쟁이 심하고 대형화돼 있어 시장진입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여기에 상인들의 자발적인 노력도 필요하지만, 홍보부족과 관리부족 등으로 운영이 쉽지만은 않다.
2012년 5월 청소년사회적기중소기업청은 지난 2007년 재래시장 전용 온라인 쇼핑몰인 에브리마켓(
www.everymarket.co.kr)을 설립, 운영했다가 상인들의 온라인 쇼핑몰 입점 부진 등의 이유로 폐쇄한 전례도 있다.
그러나 포민은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사업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두 번째 창업은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힘들기 때문이다. 재래시장을 살리고자 하는 전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시장상인들 역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생각이다.
다만 자금이 넉넉지 않다. 포민은 자구책으로 굿펀딩(
http://www.goodfunding.net)을 통해 자금을 모으고 있다. 전국에 있는 재래시장 상인들에게 홍보하려면 턱없이 부족하지만, 최소의 비용으로 알릴 방법을 강구 중이다. 200만원을 모금하고 있지만, 아직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우리는 겁 없는 20대 '포기는 김장할 때 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