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일어난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 헬기 충돌 사고'를 보면서 드디어 올 것이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과거 남편은 전투조종사로 몸담고 있을 당시에 성남 비행단(서울 비행단)에서 군복무를 했다. 원래 그곳은 수송기나 헬기 기종이 임무를 수행하는 곳이다.
80년대, 중공기와 북한 미그기 등 여러 기종의 전투기가 서울 상공을 침범했다. 그럴 때마다 사태는 곧바로 전시상황으로 바뀌며 대한민국 전체는 비상사이렌이 울렸다. 방송에서는 급박한 목소리로 '지금은 실제 상황입니다. 국민여러분은 방송에 귀를 기울이시고 모든 군인은 귀대복귀 하시기 바랍니다. 실전입니다!'를 외쳤다. 국민은 올 것이 온 것 같은 배신감에 망연자실 했던 시간들이다.
이런 비상사태가 자주 발생하자 서울 근교 성남비행단에 전투기가 상주하게 되었다. 그리고 전투조종사들은 항상 비상대기를 해야만 했다. 국가안보상 갑자기 성남비행장이 최전방이 되었기에 전투조종사들의 책임은 막중했다. 만약 적기가 나타나면 가장 신속하게 서울 상공을 지켜야 했기에 비상대기 상태로 살았던 시절이다.
그 시절, 대통령 전용기가 이륙하면 옥상에 빨래도 널지 못했다. 혹 빨래를 걷지 않고 걸어둘 경우 보안검색을 받았다. 그리고 모든 출입문은 폐쇄되었고 일체 출입도 통제 되었다.
그리고 비행장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3층 이상 건물도 짓지 못했다. 그야말로 모든 개발과 건축은 절대적인 안보에 눌려 불가능 했다. 판교근교나 잠실까지 고층 건물은 감히 지을 수가 없었다. 군사기밀이 세어나갈 우려가 있었기에 보안과 안보차원에서 철의 장막을 쳐야 했다.
활주로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개발이 불가능해서 개인 재산상의 손해도 막중했다. 불평과 불만은 마을 곳곳에 퍼져 있었지만, 감히 국가안보를 침범하지는 못했다. 오직 국가를 위한 안보가 우선이었기에 주민들은 법을 지켜주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 때 롯데월드는 이러한 국가안보를 무시한 채 활주로 각도를 3도 꺾어서 '제2롯데월드 123층'이 허가를 받은 것이다. 부끄럽게도 상업주의 적인 발상이 국가안보를 짓밟고 '정경유착'의 거대 빌딩 삽질을 시작해버렸다. 그 당시 지구상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모든 전문가들이 반대를 했지만, 롯데기업은 거대 자본을 등에 업고 국가안보를 3도 꺾어 현재까지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도대체 이들은 어느 나라 사람이고 국적은 어디인지 묻고 싶다.
죽음의 의미 헛되게 하지 말라
며칠 전 '아이파크에 충돌한 헬기사고'는 예고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지해야 한다. 정확한 사고 분석은 블랙박스에 남은 기록이 나와야 가능하겠지만, 조종사들의 순직을 돌발사고로 넘겨서는 안 될 사건이다.
고 박인규기장(공사 26기)과 고종진 부기장(공사 37기)은 모두 성실하고 정직하게 살다가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 죽음의 의미를 한 번 쯤 되새겨 보아야 한다. 아마도 이 사고는 분명 우리사회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을 깨워주는 적신호탄이다.
항공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를 놓고 이해하기 어려운 몇 가지를 말했다. 왜 헬기가 갑자기 항로를 아이파크 쪽으로 향했는지? 그리고 착륙지가 잠실이라면 항로변경을 아이파크 쪽에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이파크 옥상에도 헬기착륙지가 있다는데 설마 그곳에서 헬기를 탑승하려 했을 리는 없을 텐데...
LG는 이 사고를 정직한 기업가의 양심으로 처리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의혹들이 애통한 죽음 앞에서 진실하기 바라는 마음이다.
모든 사고는 전조증상이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또다시 뜨거운 감자가 된 '제2 롯데월드 123층'건물의 인허가 문제를 안보차원에서 제고해 보아야 한다. 더 큰 또 다른 대형 사고를 막기 위해 항공 전문가들과 다시 머리를 맞대야 할 문제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현재 공사 중인 모든 것을 국민의 안전과 국가안보를 위해 멈춰야 한다.
그 당시 김성전(공사 29기)씨는 여러 매스컴을 통해 '롯데월드 123층' 위험성과 부당성을 알렸다. 성남공항 동편 활주로를 3도 변경해도 제2롯데월드와의 거리는 불과 1500m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애물 회피기준 1852m에도 못 미치는 계산이 나오기에 전문가들과 관제사들이 '85%가 충돌 위험이 있다'고 진술했지만 묵살됐다.
이번 사고도 매스컴에서만 잠시 떠들고 끝날 문제가 아니다. 고인들 영결식이 끝났으니 모두의 관심에서 점차 잊혀 갈 것이다. 사고가 채 수습도 되기 전에 롯데월드측은 끄떡없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기에 말이다. '공정계획에 따라 건축허가를 받았기에 층수조정도 고려할 사안이 아니다'라 한다.
대단한 사람들이다. 요즘 '창조경제'가 날개를 달았지만 원래 창조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아닌가. 이것은 '창조경제'가 아닌 거대 자본이 정권을 등에 업고 국민의 목숨을 담보삼은 격이 될 수 있다.
분명 두 분의 순직은 뜻 없는 죽음이 아니다. 이 죽음의 전조증상은 우리사회를 향해 급박한 위험신호를 알려 준 적신호로 봐야 한다. 위급한 전조증상을 다시 한 번 국가와 국민이 직시 한다면 대형사고도 막을 수 있다.
모든 사고는 안전 불감증에서 시작되며, 그리고 그 끝은 애통한 자들의 죽음뿐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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