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만 커진 기업들, 이익과 일자리는 줄었다

13년간 기업성장사 분석했더니... "중소기업 육성만이 일자리와 양극화 해결"

등록 2013.12.01 16:28수정 2013.12.0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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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생성-성장-소멸은 1차적으로 기업 책임이지만 국가의 산업 및 기업정책 방향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더 많은 기업들이 만들어지고 커나감으로써 국가적으로 고용과 소득이 증가하고 개인의 생활수준도 향상됨에 따라 국가는 단기적인 경제적 성과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요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

특히 잠재성장 동력이 쇠잔해지고 있고, 저성장국면에 진입한 한국경제의 현실을 감안하면 국민경제 토대를 두텁게 하는 정책은 매우 중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의 지난 13년간의 기업성장에 관한 특성을 소개함으로서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2012년 말 기준 1만8364개의 기업을 분석대상으로 했다.

 주1) 부채비율=총부채/총자산×100, 주2) 자산규모는 2005년 기준 불변가격
주1) 부채비율=총부채/총자산×100, 주2) 자산규모는 2005년 기준 불변가격 위평량

[2000년 vs. 2012년] 기업 매출 증가했지만, 기업 이익과 일자리는 감소

먼저 2000년 대비 2012년 말 기준 특성이다. 첫째, 산업적 특성은 2012년 말 현재 제조업 분야에 종사하는 기업은 크게 줄어든 반면 비제조업 분야가 증가하고 있다. 그 가운데 소기업들의 제조업 비중은 2000년 대비 31.7%, 대기업 25.5%가 각각 감소했다.

둘째, 자산규모는 회사당 평균 소기업군 3.2배, 중기업군 1.6배, 재벌계열사 1.3배, 중견기업군 1.2배 증가하였으나 부채비율은 중기업군 약 19.2%, 중견기업군 약 16.5%, 그리고 대기업군 약 29.2%, 재벌계열사 약 24.5% 수준이 개선된 반면 소기업은 악화되었다.

셋째,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제조업의 경우 전체적으로 낮아졌다. 구체적으로는 소기업군 약 39.9%, 중기업군 25.1%, 중견기업군 55.1%, 대기업군 16.0%, 재벌계열사 15.3% 각각 악화됐다. 넷째, 회사당 평균 고용수준은 제조업의 소기업군과 비제조업부문의 중견기업군 증가를 제외하고 모두 축소됐다. 즉, 제조업 부문의 소기업군은 회사당 평균 25.1% 증가한 반면, 중기업군은 9.1%, 중견기업군 7.0%, 대기업군 21.1%, 재벌계열사 15.2%가 각각 감소됐다.

결국 기업들이 성장한 결과 자산-매출-투자 등의 규모측면에서 크게 증가했으나 매출액 영업이익률 측면에서는 거의 변하지 않거나 악화되고 있으며, 규모가 큰 기업의 회사당 고용량은 감소했다. 특히 제조업에 종사하는 기업들이 크게 감소해 제조업 일자리가 감소했다.


다음은 기업들의 성장 및 쇠락·소멸에 관한 특성이다. 첫째, 2000년부터 한 단계 이상 성장한(shift) 기업이 약 23.2%, 축소된 기업은 7.7%, 소멸된 기업은 12.6% 정도 된다. 그리고 기업의 소멸률은 규모가 큰 기업보다 작은 기업들이 더욱 높았다. 기업소멸의 97%정도가 중소기업이다. 대기업 등 규모가 큰 기업은 웬만해서는 사라지지 않다는 것이다. 기업하기는 어렵지만, 중소기업이 생존하기가 더 어려운 것이다.

소기업에서 대기업 성장은 거의 희박... 중소기업 일자리 창출 커


 2013 한국기업의 성장과 쇠락에 관한 특성연구, 경제개혁연구소.
2013 한국기업의 성장과 쇠락에 관한 특성연구, 경제개혁연구소.위평량

둘째, 2000년 소기업이 2012년 대기업 지위로 폭발적인 성장을 시현한 기업은 0.28%,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은 0.75%, 중기업으로 한 단계 성장한 기업은 40.66%로 추정됐다. 그리고 2000년 중기업이 2012년 대기업 지위로 강한 성장을 한 기업은 1.53%,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도 5.91%이며, 중기업 중 11.61%는 소기업으로 위축됐다.

또 2000년 중견기업이 2012년 대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은 10.50%인 반면 26.50%는 중기업, 9.17%는 소기업으로 쇠락했다. 2000년 대기업 중 21.00%가 중견기업으로 축소됐고, 5.88%가 중기업으로, 그리고 1.68%가 소기업으로 쇠락했다.

마지막으로 성장과정에서 나타난 일자리 창출 또는 유지 효과를 살펴보자. 연구결과 대기업의 성장(shift)보다는 중견기업의 대기업으로의 성장이, 그리고 중기업의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이, 또한 소기업의 중기업으로의 성장이 더 큰 성과를 보여주었다.

즉, 회사당 평균고용인원은 2000년 기준 소기업의 경우 단계별로 4.2배(중기업)→ 15.7배(중견기업)→ 33.0배(대기업) 증가하였고, 중기업의 경우 2.9배(중견기업)→ 12.9배(대기업) 증가하였으며, 중견기업의 경우 3.1배(대기업)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결론적으로 일자리창출 관점에서 보았을 때 규모가 큰 기업들에 대한 지원정책보다는 규모가 작은 기업들에 대한 정책구사가 효과적일 수 있다. 그리고 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기업수익률이 악화된다는 사실에서 기업의 양적성장에 매몰되지 않아야 하며, 질적 성장도 중시함으로써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또한 재벌·대기업 중심의 성장패러다임에서 소기업·중기업·중견기업 중심의 성장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더욱 가속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 허울뿐인 박근혜 정부 경제민주화정책을 대체하고 헌법 정신과 이에 따른 경제민주화정책으로 구조개혁을 이루어 내야 한다.
덧붙이는 글 위평량 기자는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경제학박사)이다. 이 글은 필자의 ‘한국기업의 성장과 쇠락에 관한 특성연구’(경제개혁리포트 2013-15)의 일부를 요약한 것이다.
#경제개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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