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콘서트' 논란에 휩싸인 재미동포 신은미씨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피고발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변호사 김종귀씨와 함께 입구를 들어서고 있는 모습.
이희훈
분단 70년을 앞둔 2014년의 마지막 달, '재미동포 아줌마' 신은미씨가 남한에서 분단 종식을 염원하는 평화 통일 콘서트를 하고 있었다. '이명박근혜' 정부 출범 7년 동안 남북 교역과 왕래가 단절된 상태에서 그녀는 북과 남을 넘나들며 남북의 실상을 양측에 전해왔다.
지난 4월에도 신은미씨는 북녘 방문을 통해 보고 들은 것을, 또 북녘 동포와 수양가족의 인연까지 맺고 지내는 이야기를 전국을 돌며 수많은 이들에게 들려줬다. 통일을 하려면 남과 북 서로를 조금 더 많이 알아야 한다는 그녀의 진솔한 이야기에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보냈다.
나는 '남북연합방 경제체제'를 시작으로, '남북평화체제'를 먼저 이루고 '미국의 선물, 우리 겨레의 핵'을 남과 북이 공동관리해 핵 비확산을 보장하자는 내용의 전국순회강연을 3주 동안 신은미씨와 같은 시기에 진행했다.
지난 봄 강연 당시에는 <조선일보> <동아일보> 그리고 두 신문사가 소유한 종편 TV의 주의를 끌지 못했는지 여론은 조용했다. 하지만, 이번 12월은 달랐다. <조선> <동아> 등 수구신문·방송은 지난봄 강연 내용과 다를 게 없는 신은미씨의 토크콘서트에 '종북콘서트'라는 이름을 붙이고 여론몰이를 했다.
신은미에 손뼉 치던 남한, 돌변하다"북녘 산천이 오염되지 않아 깨끗"하고 "대동강 맥주가 맛있다"는 말을 두고 북을 고무·찬양한 종북 발언이라고 규정했다. 북을 두고 '지상낙원'이라고 말한 적도 없는데 종편 TV 방송에 출연한 탈북인들과 시사평론가라는 사람들이 신은미씨에 격렬한 비난을 퍼부었다.
예상하지 못했던 '종북몰이 마녀사냥'에 신은미씨는 당황했다. 참담함을 느낀 그녀는 강연 취소까지 고민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녀는 강연을 초청한 여러 단체의 성원과 국내·해외동포들의 격려와 성원에 힘입어 남북화해를 위한 전국순회강연 일정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2011년 이래 북녘의 수도 평양에서 시작해 농촌·어촌·산악 지역과 고적지 그리고 관광지를 여행하며 본 모습, 그리고 북녘동포들과 나눈 이야기를 담은 신은미씨 부부의 여행기는 <오마이뉴스>에 53차례에 걸쳐 연재됐고, 누적 조회수는 수백 만에 이른다. 그만큼 남한 사람들은 북녘 소식에 관심과 흥미가 있었던 모양이다. 이어 첫 번째 연재 기사는 책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로 엮여 출판됐고,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로 선정돼 전국 공공도서관에 비치됐다.
그녀가 북에서 만난 순박한 동포들의 모습이 남녘 동포들의 가슴에도 와닿았던 것이다. 게다가 통일부는 남북화해와 통일에 기여한 그녀의 활동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누리집에 올려놓기도 했다.
수구세력은 불안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