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신술 수업 중.
김정안
'서브 리미널 광고 피해 발생시 누구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는가?'라는 주제의 토론 수업. '과학 기술 사회 시민들의 바람직한 자세 및 의식과 정부, 언론, 과학자의 책임'에 대해 같이 생각해보고 싶다는 인서 팀. 피해 사례를 먼저 소개하고 정부, 언론, 과학자, 시민 등 네 집단 대표가 각자 자기 입장을 해명한 후 학생 속으로 들어가 반론을 들으며 토론했다. 수업은 반론을 제기했던 학생들의 발표로 마무리됐다.
팔레스타인 친구를 둔 지혜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간의 분쟁에 대한 우리나라 청소년의 의식을 주제로, 앞으로 독일을 연구해보고 싶다는 혜민이는 독일 문화, 역사, 통일에 관해 우리의 통일 준비 문제와 관련지었고, 수년째 다문화 가족 지원 활동을 하고 있는 민지는 '다문화 가족에게 가장 필요한 지원은 무엇일까'에 관해 친구들과 함께 공부했다.
195시간의 주제 외에 학교 현안 문제도 학생 중심으로 풀었다. 1학년 학생들이 1, 2학년 20개 반을 맡아 사회적 협동조합 형태의 매점 운영 취지와 방법을 설명했고, 혁신학교 운영 평가를 위한 학생 대상 설문도 학생 주도로 토론을 결합해 진행했다. 졸업반 학생과 졸업생들은 후배들에게 겨울 방학과 남은 고교 생활을 의미 있게 보내는 방법에 대해 후회와 반성을 섞어 들려줬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과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토론과 모둠 활동이 익숙하니 대부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호응했다. 평소와 완전 딴판인 모습으로 교사들을 놀라게 한 아이들도 많다. 특히 수업 시작 5분 후면 반드시 자고, 쉬는 시간까지 내쳐 잠들어 점심을 먹이려면 흔들어 깨워야 했던 한 아이는 지리와 역사를 결합한 퀴즈를 활용한 수업에서 제일 시끄러울 만큼 적극적인 데다 정답도 제법 잘 맞추는 게 아닌가? 수강 학생들의 소감을 보니 다음에는 "나도 하고 싶다"는 등 의욕이 충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