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객 대행 아르바이트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사진을 포함한 자기소개를 올려야 한다.
장나래
별 다른 주문사항을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업체에서는 "사진을 촬영하려면 3명·3명·4명 구성으로 줄을 서야 하기 때문에 최소 10명은 필요하시다"며 적정 인원을 제안해줬다.
이 업체는 10명 이상을 대행했을 때는 1인당 2만5000원을 받고 있지만, 외모를 까다롭게 요구할 경우에는 1인당 1만 원을 추가해 3만5000원을 요구한다. 보통 1~2개월 전에 예약을 받아 대행을 진행하지만, 계약된 순서로 진행하기 때문에 외모를 고려할 경우에는 3~4개월 전에 예약을 받아 진행한다.
견적을 의뢰한 다른 업체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업체 관계자는 "미모가 보통 이상인 분들로만 구성할 경우 비용 추가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며 "깔끔하고 스타일 있는 분들로 진행 가능하다"고 답했다.
앞서 신아무개씨를 뽑지 않은 업체 측은 전화통화에서 "의뢰인들이 외모를 따지는 경우가 있어 우리도 어쩔 수 없는 일"이란 입장이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아르바이트생 외모가 별로인 경우 결혼식에서 사진을 찍지 말라고 하거나, 결혼식 후에 항의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토로했다.
연기력도 필요하다고 한다. 업체 관계자는 "아르바이트생을 처음 뽑을 때는 외모를 고려해 발탁하지만, 그 다음에는 신부 대기실에서 어색하지 않게 잘 대처하는지를 보고 고정 멤버로 발탁한다"고 말했다. 하객 아르바이트의 1차 관문은 외모고, 한번 예식에 참여한 이후에는 연기 능력을 본다는 것이다.
이혜정 알바노조 사무국장은 "외모가 직업에 있어서 핵심 능력이 아님에도 '용모단정'이라는 이름으로 필요 없는 것들을 지나치게 요구하고 있다"며 "이런 요구가 노골화되면서 갑질을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일부 결혼정보업체의 외모 차별과 관련 "개인이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는 신체적 조건을 근거로 서비스에서 배제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을 침해하는 행위로 차별에 해당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결혼식 하객 아르바이트생이었다가 현재 한 대행업체 실장을 맡고 있는 백아무개씨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여성 수요가 전체의 70% 정도를 차지한다"며 "친구가 진짜 없는 경우도 있지만 예식홀이 넓거나 피로연에서 빈자리가 생길 경우를 대비한 경우도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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