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를 썼다는 곳이 여기라니...

[여행] 일연스님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고적한 사찰

등록 2015.04.08 09:23수정 2015.04.08 09:23
0
원고료로 응원
기린이 바위에 뿔을 얹었다고 했던가. 이름하여 인각사(麟角寺)라고 한단다. 왜 하필이면 기린은 여기에 뿔을 얹었을까? 옛날 사람들의 눈에 기린만큼 신비롭고 이상한 동물도 있었을까? 그 기린이 뿔은 얹어 놓았다는 거대한 바위, 학소대. 회색빛 바위앞에 흐르는 녹색의 향연은 향기를 품고 있다.

 학소대 전경
학소대 전경 김대갑

 인각사 대웅전
인각사 대웅전김대갑

학소대를 뒤로 한 채 길을 건너면 소뱍한 절이 하나 보인다. 오, 여기란 말인가? 한민족에게 가장 많은 영감과 설화, 전설을 전해준 <삼국유사>의 본향이. <삼국유사>라는 거대한 의제에 걸맞지 않게 너무나 작고 초라한 절. 선덕여왕대에 의상대사가 창건하고 고려 충렬왕 때 일연스님이 <삼국유사>를 저술하였다는 절. 누구나 흥분한다. 여기가 <삼국유사>의 산실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댓돌 위의 신발
댓돌 위의 신발김대갑

 독성각
독성각김대갑

대웅전 마당 앞의 기왓장들은 겨울 햇살에 차분히 놓여 있다. 반갑구나, 댓돌 위의 신발이여. 소담하구나 독성각이여. 그 먼 옛날 일연스님도 이렇게 작은 골방에 들어 앉아 새벽에 빛나는 금성을 쳐다보며 붓을 놀렸을 것이다.
 
 일연스님의 탑비
일연스님의 탑비김대갑

   
 일연스님 존영
일연스님 존영김대갑

보각국사 일연의 탑비. 점판암으로 이루어진 탑비는 오랜 세월의 흔적을 못 이기고 글자가 떨어져 나갔다. 그래도 탑비는 말한다. 세월은 흘러도 삼국유사는 영원히 빛날 거라고. 스님의 존영 앞에서 잠시 두 손 모으고 눈을 감는다. 학소대 앞의 푸른 물줄기는 얼음장 아래 갇혀 있다. 일연스님은 가끔 이 물가로 내려와 하릴없이 돌맹이를 던졌을지도...
 
 푸른 물과 돌맹이
푸른 물과 돌맹이김대갑

#일연스님 #삼국유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소설가, 스토리텔링 전문가. <영화처럼 재미있는 부산>,<토요일에 떠나는 부산의 박물관 여행>. <잃어버린 왕국, 가야를 찾아서>저자. 단편소설집, 프러시안 블루 출간. 광범위한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음.

이 기자의 최신기사 죽부인과 벽화의 만남

AD

AD

AD

인기기사

  1. 1 은퇴로 소득 줄어 고민이라면 이렇게 사는 것도 방법 은퇴로 소득 줄어 고민이라면 이렇게 사는 것도 방법
  2. 2 남자를 좋아해서, '아빠'는 한국을 떠났다 남자를 좋아해서, '아빠'는 한국을 떠났다
  3. 3 소 먹이의 정체... 헌옷수거함에 들어간 옷들이 왜? 소 먹이의 정체... 헌옷수거함에 들어간 옷들이 왜?
  4. 4 32살 '군포 청년'의 죽음... 대한민국이 참 부끄럽습니다 32살 '군포 청년'의 죽음... 대한민국이 참 부끄럽습니다
  5. 5 수렁에 빠진 삼성전자 구하기... 의외로 쉽고 간단한 방법 수렁에 빠진 삼성전자 구하기... 의외로 쉽고 간단한 방법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