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코씨아침에 빵을 굽는 모습
이지은
마사토씨, 사치코씨, 모모코 그리고 쏘냐 모두가 정말 친절했다. 처음엔 마음을 열지 않았던 애완견 쿠피도 나중에는 내가 다가가도 무서워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줬다(도망가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이제야 쿠피와도 친구가 된 것 같았는데 떠난다니 아쉽다. 많은 것을 함께 나눌 수 있었고,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처음에는 내성적인 성격이라고 생각했던 사치코씨도 마음이 무척 따뜻하고 웃음과 정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하루 하루 느꼈다. 이제 떠나는 날에 와서 사치코씨의 깊은 마음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다행이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사치코씨는 14년 전부터 아름답게, 맛있게, 그리고 행복하게 하트엔트리를 일궈 왔다. 처음 하트엔트리를 시작했을 당시에는, 도시와 마을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언덕배기에 있는 레스토랑에 누가 가겠냐고 많은 사람이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봤다고 한다. 전문적인 음식을 하는 것도 아니고, 일본 요리도 아니기 때문에 모두가 하트엔트리는 성공할 수 없을 거라고 했단다.
그러나 14년이 지난 지금, 누가 감히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사치코씨만의 독특한 음식과 맛있는 빵, 아기자기하게 꾸민 레스토랑 실내와 다양한 허브와 채소가 어우러진 농장, 야생 노루와 여우가 드나드는 정원은 누가 봐도 한 번쯤 꿈꾸는 이상적인 곳이었다. 또한,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은 공동체 문화가 파괴된 현대 사회가 잃어버린 소중한 것이었다.
사치코씨의 하트엔트리의 재료 공급 구조는 매우 공동체적이다. 레스토랑에서 쓰는(더불어 치즈를 만들 수 있게 해주는) 신선한 우유는 옆 동네의 지애씨의 가족으로부터 구매했다. 지애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 허트엔트리에 와서 사치코씨와 함께 치즈를 만들고, 치즈를 만드는 수업도 했다. 지애씨가 운영하는 우유 농장은 소가 약 300마리 정도 있다고 했는데, 지애씨의 할아버지 때부터 약 40년간 운영해 온 곳이라고 했다.
농장의 소들은 낮에는 들판에서 풀을 뜯고, 아침에는 신선한 우유를 짰다. 지애씨네도 고민이 있다면, 2차 가공품 즉 치즈를 만들고 싶지만, 결정은 내리지 못하고 아직은 실험만 하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 사치코씨는 다른 농가에서 비교적 용기 있게 다양한 식품들을 생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하트엔트리에서 치즈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했다.
모든 이에게 본보기가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레스토랑에서 사용되는 채소는 사치코 상의 친구들로부터 받았으며, 벌꿀도 근처 양봉장에서 사서 온다고 했다. 농사를 짓는 친구들이 일주일에 두 번씩 하트엔트리에 와서 텃밭과 꽃밭 그리고 허브밭을 가꿨다.
아름다운 여자, 모모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