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 입고 연설대 앞에 선 청년 "군대 죽었다"

'대한민국 대학생 연설대전'에 나선 대학생들의 간절한 외침

등록 2015.05.11 14:48수정 2015.05.1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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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일병이 죽었을 때 대한민국 군대도 죽었습니다. 예능으로 군대를 보며 웃고 떠드는 사이에 군대의 어두운 모습은 다시 감춰지고 있습니다."

군복을 입고 연설대 앞에 선 김용균 학생의 연설 도입부이다. 김용균 학생은 중학교 때부터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다가 군 입대를 위해 귀국했고 전역한 지 한 달도 안 된 예비역이다. 그는 군대에서 봤던 흰 천에 덮여있는 자살한 일병을 비롯해 군대에서 느낀 참혹함을 알리기 위해 단상에 섰다. 


 김용균 학생이 군복을 입고 연설하고 있다.
김용균 학생이 군복을 입고 연설하고 있다.강연주

지난 9일, 10일 이틀에 거쳐 국회 제2소회의실에서 다준다연구소와 신촌대학교가 공동 주최한 '대한민국 대학생 연설대전' 예선이 열렸다. 연설대전 예선에는 50여 명의 대학생 및 청년들이 참가했다. 주최 측인 다준다연구소는 "대학생뿐만 아니라 여러 청년들의 다양한 생각을 공유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들의 소통의 장을 열고 싶었다"라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대학생 연설대전의 주제는 '당신이 주인공입니다'이다. 주제만큼 연설대전 예선전에선 대학생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탈북 친구의 일화를 말하며 눈물을 흘린 학생, 선거를 하지 않고서는 청년을 위한 세상을 살 수 없다고 외친 학생, 나이에 집착하는 세상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학생, 군복을 입고 나와 군대의 비인간적인 모습을 외친 예비역 등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10일에 있었던 예선전에서는 26살 예비신부의 다사다난한 결혼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연설이 끝나고 참가자는 예비신랑과 포옹을 하며 많은 청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틀 동안 진행된 연설대전의 재미는 학생들의 발표뿐만 아니라 심사위원들의 냉철한 비판도 한 몫 했다. 변호사, 기자, 아나운서, 스피치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은 거침없는 심사평을 쏟아냈다.  "연설문에 기승전결이 없다", "논리적이지 않다", "산만하다", "연설이 장난이냐", "앞으로 얘기할 때는 청중을 좀 더 배려하는 태도를 가져라"와 같은 평가를 했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은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목소리가 너무 좋다", "많은 공감이 됐다", "대학생들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몰랐다, 좋았다" 몇몇 심사위원은 재치 있는 입담으로 청중들을 웃기기도 했다.

예선전은 9일, 10일 모두 1부와 2부로 나누어 진행됐다. 각 부마다 청중의 투표로 가장 인상 깊었던 참가자에게 인기상을 수여했다. 참가자들이 경쟁 상대에 있음에도 예선전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대학생 참가자 중 한 명은 비슷한 또래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설대전에 참가하면서 내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뜻 깊은 시간이었다."

이날 심사위원 평가와 행사 참여도 점수를 합산해 본선 진출자 12명이 선출되었다. 본선 진출자는 17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2시부터 연설 대회를 한다. 본선은 모든 사람이 와서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본선 역시 예선과 마찬가지로 청중의 투표로 인기상 수여가 있을 예정이다.


17일에 있을 본선 때는 26살 예비신부 이야기, 가출 청소년에 대한 이야기, 대학생 아르바이트, 대학언론, 해외봉사 부조리와 진정한 봉사 등 다양하고 진실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다준다연구소 #대학생연설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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