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옥바라지골목 철거 현장. 포크레인이 부수는 건물은 구본장 여관 옆에 있는 삼화장이다.
이재윤
"2009년 1월 새벽, 용산에서 망루가 불타는 영상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불쑥 중얼거렸던 것을 기억한다. 저건 광주잖아. 그러니까 광주는 고립된 것, 힘으로 짓밟힌 것, 훼손된 것, 훼손되지 말았어야 했던 것들의 다른 이름이었다."
2016년 5월 17일 새벽,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을 받아 언론의 이목이 집중된 소설가 한강은 자신의 소설 <소년이 온다>에서 2009년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으로 일어난 용산참사에 대해 이렇게 썼다.
한국의 언론은 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을 수상했다는 것이 국가적 경사라며 자랑하듯이 이야기하지만, 그가 글 속에서 아프게 여긴 한국의 현실은 보도하지 않는다. 그것이 때때로 너무나 끔찍하게 다가온다.
한강이 소설에서 말한 '비극', 우리 옆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