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진리는 컴퓨터 아닌 자연 속에 있다"

[제정임의 문답쇼, 힘] 탐험가 허영호

등록 2017.06.24 11:07수정 2017.06.2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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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영호 대장은 특히 젊은이들에게 도전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영호 대장은 특히 젊은이들에게 도전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SBSCNBC 화면 갈무리

"도전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최고가 아닌 세계에서 첫 번째가 되는 게 도전이고, 이게 필요합니다."

지구의 3극점과 7대륙 최고봉을 세계 최초로 모두 정복한 탐험가 허영호(63) 대장이 22일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에 출연, 우리 사회에는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하는 모험정신이 더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도전은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

허 대장은 남극점과 북극점, 에베레스트(고점) 등 지구의 3극과 북미의 매킨리 등 7대륙의 최고봉을 모두 정복하기까지 많은 실패와 고통을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꼭 가봐야 한다'는 집념으로 1995년 목표를 완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이 분야 세계 최초'라는 이름을 올렸다고 말했다. 특히 극지방에 관한 자료가 부족했던 시절 자신의 등반경험만으로 치밀한 계획을 짜서 성공한 북극점 도보 탐험과 세계적으로 성공 사례가 드물었던 에베레스트 겨울등정이 가장 기억에 남는 도전이었다고 회고했다.

허 대장은 "우리나라는 서구사회에 비해 모험정신이 부족하고, 남다른 탐험에 성공한 사람을 인정하는 풍토도 약하다"며 "탐험가에게 경칭(Sir)과 작위를 주는 영국처럼 도전하는 사람에게 박수 치고 그 분야 최고를 존중해야 청소년들이 그 뒤를 따르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장에서도 뭔가 남다른 것을 하고 싶은 꿈이 있을 것"이라며 "용기를 내서 해봐야 꿈을 이룰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시간은 흘러가버린다"고 덧붙였다. 일상에서도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철저한 준비와 훈련 등 '99%의 노력'과 '1%의 행운'

 허 대장은 탐험의 전 과정에서 대원들과 끊임없이 토론하며, 만일의 상황을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 ‘무사고’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허 대장은 탐험의 전 과정에서 대원들과 끊임없이 토론하며, 만일의 상황을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 ‘무사고’의 비결이라고 말했다.SBSCNBC 화면 갈무리

전 세계의 험난한 산과 극지를 수없이 탐험했지만 대원 중 사망은 물론 동상에 걸린 사람도 나오지 않았던 데 대해 허 대장은 "99%의 노력과 1%의 행운 덕"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정을 나가기 전 장비 준비와 훈련에 철저하기로 유명하다. 출발 전부터 정상에 오르기 직전까지 일정, 장비, 식량 등을 적은 리스트를 놓고 대원들과 끊임없이 토론하고 점검한다. 때로는 짐을 줄이기 위해 대원 5명이 칫솔 하나를 함께 쓰고 식량과 연료를 통제하느라 배고픔도 견뎌야 했지만, 서로 믿고 똘똘 뭉치다 보니 마침내 성공하게 되더라고 그는 덧붙였다.


허 대장은 예기치 않았던 기상악화와 실수 등으로 탐험 중 죽을 고비를 넘긴 적도 여러 번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번도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고, 항상 성공할 것이란  믿음 속에 원정을 계속했다고 한다. 그는 "죽을 고비를 넘겨도 다시 또 도전하는 건 정상에 오르는 매력과 자기 한계를 극복하는 매력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진리'는 컴퓨터가 아닌 자연 속에


허 대장은 한창 원정을 다닐 때 1년 중 절반은 집을 비워야 하는 것이 가족들에게 미안해 어린 자녀들을 히말라야 베이스캠프 등으로 데리고 다니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학교 결석도 많이 시켰지만 결과적으로 아이들이 직접 본 만큼 성장했다"며 "가장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부모들이 아이들을 자연 속으로 더 많이 데려가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허 대장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일반적 지식과 상식은 컴퓨터에 있지만, 최고의 진리는 컴퓨터가 아니라 자연 속에 있다"고 강조했다.

 허 대장은 “최고의 진리는 자연 속에 있기 때문에 아이들을 자연의 품으로 많이 데려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대장은 “최고의 진리는 자연 속에 있기 때문에 아이들을 자연의 품으로 많이 데려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SBSCNBC 화면 갈무리

허 대장은 유년시절 '허깨비'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허약한 체질이었다고 한다. 처음엔 누나를 따라 등산 다니는 게 힘들었지만, 소백산에 처음 올라갔다 온 후 '해 냈다'는 희열에 밤잠을 설쳤고, 그 후 계속 산에 다니면서 강인한 체력으로 거듭났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특히 심폐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매일 10킬로미터(km)를 뛴 것이 첫 해외원정인 히말라야 마카루 등반대에 뽑히는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허 대장은 이날 방송에서 북극점 탐험을 마친 후 105일 만에 목욕을 했던 일화, 세계최초로 아들과 함께 부자(父子)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일, 초경량비행기로 세계 일주에 도전하는 계획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22일에 방송된 <제정임의 문답쇼, 힘>은 <단비뉴스>와 <SBSCNBC>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온라인 미디어 <단비뉴스>(www.danbi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허영호 #제정임 #단비뉴스 #문답쇼 #SBSCN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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