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 군함도 본 일본인 "스고이" 연발, 눈물이 왈칵 치밀었다

잊지 말아야 할 '군함도'의 진실

등록 2017.07.27 12:02수정 2017.07.2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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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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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6일 개봉한 영화 <군함도>를 관람했다. 영화속 군함도는 높은 콘크리트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그 담장을 넘어오는 파도가 조선인에게로 향할땐 일본인이 휘두르는 채찍같아 야속하기까지 했다.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는 분통함이 나의 폐부를 찌른다. 과연 이들을 용서할 수 있을까.


부산 금정구 회동동 '예술지구_P ADP' 1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재갑 사진가의 개인전 '군함도-감춰진 진실'을 보기 위함이다. 7월 22일이 마감인줄 알았는데, 8월4일(금)까지 전시를 한다고 하였다.

이재갑 사진가는 군함도 외관 뿐 아니라 내부 사진도 찍었다. 지금은 조선인들이 지냈던 수용소의 내부 접근이 불가능하기에 더욱 소중한 사진들이다. 2008년부터 일본 나가사키 지역의 군함도(하시마섬)를 중심으로 조선인 강제징용의 흔적을 찾아 다녔다고 한다. 사진 40점과 설치영상 작업 등을 보니 영화 속 장면들과 오버랩되어 마음이 괴롭다.

하시마 탄광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 사망자 명단이 보인다. 이를 통해 1943년에서 1945년 사이 약 500~800명의 조선인이 이곳에 징용되어 강제 노동한 것으로 추정을 한다. 탈출을 감행하다 익사한 조선인 시신은 근처 섬에서 불에 태워버렸다고 하니, 더 많은 인원이 있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한국사 최태성 강사에 따르면, 지난 2015년 7월 일본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군함도를 등재했다. 그러나 군함도가 어떤 곳이고, 어떤 의미인지 우리에겐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일제 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직시하고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야 한다.

군함도는 조선인들이 '강제 징용'을 당했다는 설명 문구를 추가하는 조건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그러나 일본은 등재 후 징용(forced to work)이 강제노동을 인정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12월까지 세계 유산위원회에 강제 징용 사실 명시 관련 이행 경과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현시점까지 일본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일본이 유네스코에 예산이나 공헌 측면에서 영향력이 큰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최근 분담금을 늦게 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유네스코 분담금을 볼모로 대충 넘어 가게 내버려 두면 안될 일이다.

석탄 모양으로 만들어진 과자가 보인다. 일본인에게 군함도는 단순한 관광지이다. 강제 징용을 당한 조선인들이 해저 1000m 아래까지 석탄 채굴을 하고, 최소한의 인권조차 누리지 못한 처참하기 그지없었던 군함도를 보며 일본인들은 "스고이"를 연발한다. 그들에게는 그저 멋지고 훌륭한 곳이다. 눈물이 왈칵 치밀어 오른다.


우리는 군함도를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기억하는 만큼 그들에게 말할 수 있다. 그 날의 아픈 역사와 눈물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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