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시작, 땅끝마을땅끝마을로 가는 어느 길목에서
신종수
계획하지 않아서 만날 수 있던 사람들무작정 커피 한 잔을 들고 떠난 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먼 길을 선택했다는 생각이 든 건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고속도로를 달리던 어느 순간이었습니다. 네비게이션에서 '땅끝전망대'라는 곳을 선택하고 몇 시간을 달리고 또 달려서 '땅끝전망대'에 오후 11시가 훌쩍 넘은 시간에 도착했습니다. 서울에서 오후 4시쯤 출발했으니 7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도착을 했는데 땅끝전망대는커녕 땅끝이라는 표지석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캄캄한 밤에 도착한 것도 이유였지만 땅끝전망대를 관람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기 때문에 땅끝에서의 야경은 아쉽지만 볼 수 없었습니다.
밤에 잠깐 잠을 자고 아침 일찍 이동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숙소는 잠만 잘 수 있는 곳이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전국 모텔의 수준을 잘 알고 있던 후배(참고로 후배의 직업은 목사입니다)의 도움으로 호텔 수준의 좋은 방을 찾았고, 자정이 넘은 시간에 도착한 숙소에서 만난 친절한 사장님의 설명은 다음 날 여행 일정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땅끝전망대를 올라갔지만 부슬부슬 내리는 비 때문에 땅끝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습니다. 또한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땅끝표지석은 전망대에 없었습니다. 전망대의 안내를 하는 분에게 물어봤더니 땅끝표지석은 전망대가 아니라 선착장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내리는 비를 흠뻑 맞고 선착장으로 내려와서 땅끝표지석을 보면서 한참을 서 있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