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남북정상회담 공식 수행원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늘(16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방북대표단 명단을 발표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포함되었고 통일·외교·국방 장관 등 공식수행원 14명과 정치·경제·사회·문화·시민사회 등 각계각층 인사 52명으로 구성된 특별수행원이 동행할 예정이다(관련 기사 :
남북정상회담 최초로 정당 대표들과 10, 20대 방북).
여기에는 대기업 총수들도 포함되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이 포함되었다. 또 특별 수행원 명단에 남북협력사업 관련 기업대표들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협회장,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총재, 코레일 및 한국관광공사 등과 4차산업혁명위원장 등 IT기업 관계자 이재웅 쏘카 대표,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 등이 포함됐다.
나는 이 명단을 보면서 문재인 정부에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남북경제협력사업에 과연 대기업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일까? 더구나 재벌개혁을 요구하는 민심에 반하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 최태원 SK회장을 굳이 넣어야 했을까? 또 배임·횡령 논란 등이 끊이지 않는 최정우 포스코회장까지 합류를 시킨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
국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평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는 점에는 분명 잘하고 있다고 지지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남북경협사업을 빌미로 재벌들에게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는 국민들이 많다. 이걸 문재인 정부가 모른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고도 그랬다면 재벌개혁 의지를 의심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만일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마지막 회담이라면 또 모르겠다. 이번 정상회담은 남북경협사업의 시작이며 계획단계로 앞으로 더 많은 만남이 있어야한다. 그래서 이번 방북에 꼭 참가해야 할 사람들은 당장 결정을 내려야 하는 재벌 총수들이 아니라 경제전문가 집단이다. 이들이 먼저 북한 경제 실정을 파악하고 북한과 어떤 사업을 하는지 면밀히 검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는 국민들의 비난을 받고 있는 재벌총수들 먼저 데려가려 한다.
여기에는 일종의 과시욕이 있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이번 정상회담을 지지율 상승 계기로 삼기 위해, 뭔가 대단하게 포장하기 위해 재벌총수들과 정당대표들을 데려가야 대단해 보일 것으로 여기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런 홍보성·이벤트성 회담은 국민들에게 반감만 살 뿐이다.
이번 정상회담에 재벌총수들은 빼라. 정몽준이 월드컵 때문에 뜨고 현대가 축구를 장악해 버렸는데, 이번 정상회담이 재벌들에게 국민적인 호감을 주게 될까 걱정이다. 대다수 국민들은 남북평화 보다 재벌 개혁을 더 원하고 있다는 점을 문재인 정부는 분명히 알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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