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서비스가 가능해진 오늘날의 제화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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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스마트슈즈는 취형에 이어서 잘 만들 수 있는 데이터에 대한 축적이 필수적이라 하겠다. 그것이 스마트 슈즈로의 진정한 전환을 가능하게 한다. 현재 스마트슈즈에 대한 연구는 신발을 잘 만드는 과학적 접근보다는 취형을 하는 것에 더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고 있는데, 아쉽다.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노하우가 개개인의 수제화장인의 개인적 경험에 국한되지 않고 데이터화 되는 게 중요하다. 이것이 스마트구두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 결국, 잘 만들어야 고객의 선택을 지속해서 받을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고령화도 당면한 문제
사실 수제화 제조산업이 당면한 더 큰 문제는 수제화 장인들의 연령이 평균 64세로 고령화되고 있다는 부분이다. 즉, 제조할 전문인력이 소멸하고 있다는 것이다. 청년들이 수제화 기술을 배워야 수제화 산업에도 미래가 있고 비대면 서비스와 환경을 보호하는 수제화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과연 누가 이 사회적 책임을 짊어지고 나아갈 수 있을 것인가. 거대 수제화 기업들일까? 아니면 개개인의 소공인 수제화 장인들일까? 정부나 지자체 일까? 사실은 서로가 화합해서 노력하지 않으면 이 산업은 우리나라에서 소멸되어 갈 것이고, 다른 나라에 의지할 수밖에 없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 산업의 소멸에 대한 우리 사회가 치러야 할 대가가 점점 커질 것이다.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홍기빈 소장에 따르면 코로나가 가져다준 충격으로 인해 세계화, 도시화, 금융화, 환경에 대한 기존의 방식들이 무너진다고 한다. 한국 내부의 수제화 제조산업이 죽어가면, 여전히 다른 나라, 즉 세계화라는 기존의 패러다임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포스트 코로나를 어떻게 준비할 수 있을까? 나 역시 주름진 내 손을 바라보며 이 산업의 미래에 대한 염려가 되면서도 마지막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코로나는 어쩌면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스마트한 구두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추어 수제화 장인으로서 내가 노력하고 발전해야 할 부분에 대해 생각해보니, 그것이 우리 한국의 수제화산업을 이끌 수 있는 하나의 동력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딸이 전해준 시가 자꾸 마음에 떠오르며 어깨가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