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사이영협동조합' 홈페이지
김승혁
2020년 12월 21일, 이곳은 전북 정읍중학교 강당. 학생들이 모여서 공연을 기다리고 있다. 멋진 무대복을 입은 여성 댄서 뒤로 나타난 휠체어를 탄 남자. 학생들의 자잘한 환영 박수는 이내 큰 함성으로 바뀌었다. 함성의 주인공은 강세웅씨다.
그는 평소 학생들과 함께 교실에서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이 끝나면, 그는 신나는 음악과 함께 휠체어 댄스를 춘다. 도통 '본캐'(본 캐릭터)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세웅씨는 '인생 부캐'(부 캐릭터)가 있는 사업가이다. 그는 사회적 기업 '사이영협동조합'을 운영하는 대표다. 지난해 12월 26일 그를 만나, '사이영협동조합'이 그간 펼쳐온 다양한 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이를 좁히는 곳
"'사이영(420)'.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이를 '영(0)'으로 만든다는 의미의 사이영협동조합은 4월 20일 장애인의 날에 설립됐습니다. 우리 협동조합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장을 열고자 장애인식개선 교육 및 문화예술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사이영협동조합은 전라도 초‧중‧고등학교의 학생과 교직원, 도내에 소재한 기업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체험형 장애인식개선 교육을 제공한다. 또한, 시민들과 함께 하는 장애인식개선 캠페인을 기획해 오프라인 체험 부스와 거리 공연, 이벤트 행사 등을 진행하기도 한다. 사이영협동조합의 모든 활동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인식 차이와 실질적인 차별을 없애고, 장애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코로나로 모든 것이 멈췄다. 사이영협동조합은 장애인식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주로 학교에서 공연과 강연을 진행하는데 대면 수업과 외부 활동이 더는 불가능해지면서 올해 상반기 운영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다행히 작년 하반기에는 전라남·북도 교육청의 예산을 지원받아 학생 수 6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에서 장애인식개선 교육을 진행할 수 있었지만, 기존에 진행하던 캠페인이나 거리 공연 등은 무기한 중단됐다.
그러나 그는 "코로나로 계획이 틀어졌지만, 4차 산업혁명과 '언택트' 시대에 발맞춰 VR(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장애인식개선 수업을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 예술가 발굴 프로그램을 기획 중인데, 예술적 재능이 뛰어난 친구들이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고 싶다"라고 활동 계획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