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나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부산 서부지부장. 김 지부장은 운송 외 업무로 산재사망하는 화물노동자가 많은 것을 지적한다.
정종배
-보통 화물노동자들은 운전 외의 일로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그간 다친 일은 없었나?
화물노동자는 운전이 업무인데 컨테이너 검사, 상하차 업무까지 하고 있다. 차에서 내리다가 넘어지는 일도 있고 컨테이너 문을 여닫는 중에 쉽게 다친다. 운송 외 업무로 돌아가신 분들이 많다. 그 점에 있어 화물연대가 할 일이 많다고 본다.
사회 초년생을 싸움닭으로 만든 노동 환경
-화물연대 가입 동기와 활동은?
운전하기 전에는 사회생활 경험이 거의 없었다. 더군다나 노조나 노동운동은 모르기도 했지만 관심조차 없었다. 운전하면서 접한 세상은 불합리하고 답답한 일 투성이었다. 항만터미널에만 들어가면 싸움닭이 됐다.
당시 주차할 곳이 따로 없어서 월 20만 원이 넘는 사설 주차장을 이용했는데 화물연대가 관리하는 곳은 5만 원이면 됐다. 20만 원이 적은 돈이 아니기도 했고 화물연대 조합원이 되면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란 막연한 기대감도 있었다.
우연히 노조 총무 일을 맡게 되면서 화물연대의 역할이 중요함을 알게 됐다. 화물연대 19년 역사와 그간 구축한 힘은 대단하다고 본다. 정부나 운송사들이 무시할 수 없는 조직임을 알게 됐다. 노동자들이 힘들 때 힘이 되어주는 해결사 같은 존재다.
-화물 운송 일이나 노조 활동에 대한 가족들의 걱정이나 반대는 없었나?
사실 남편은 가부장적인 사람이라서 일을 시작할 때부터 반대했다. 화물연대 활동을 두고도 그간 많이 싸웠다. 집에서 업무 본다고 컴퓨터를 켜면 남편이 잔소리를 해댔다. 그래서 대화를 많이 하면서 설득했다.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언젠가부터 집에서 일하는 내 모습을 측은하게 보더니 지금은 든든한 지지자가 됐다.
-선거 기간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나?
화물노동자 대부분이 남성이고 연령대도 높은 편이다. 당연 보수적이고 여성에 대한 편견이 컸다. 그런 탓인지 자꾸 나를 박근혜랑 비교를 하더라. 하필 적폐로 불리는 사람과 비교하니깐 불쾌한 일이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운동에 집중했고 결국 85% 찬성으로 당선됐다.
위험한 무료노동이 초래한 산재사망 막아야만
-지부 입장에서 지역본부나 중앙에 바라는 점은?
고질적인 운송 외 업무 강요 문제는 쉽지 않다. 상하차 업무는 운송 고유 업무가 아니다. 그렇다고 화주나 운송사가 안전 장구를 지급하거나 임금을 주는 것도 아니다. 이 고위험의 무료노동은 산재 사고로 이어지고 만다. 태안화력이나 영흥화력, 광주 기아차에서 발생한 상하차 사망사고가 대표적이다.
안전운임제 확대 적용으로 상하차 업무를 금지해야 하는데 부산지역본부, 중앙본부와 현장이 함께 싸워야 할 문제다. 이거 하나라도 해결할 수 있다면 속이 시원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