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초호와 설악산산과 호수의 조화
신한범
한 달 살기를 계획하다
직장에서 퇴직한 후 3년이 지나자 생활 반경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인해 사람을 만날 수 없고 자유롭게 여행도 할 수 없으니 매일의 생활이 감옥 아닌 감옥에 수감된 느낌.
매일 휴대폰을 들여다보거나 TV를 시청하는 것으로 소일하다 보니 마음에 병이 생길 것 같았다. 밥을 먹어도 소화가 되지 않았고 책을 읽어도 집중이 되지 않았다. 이때 불현듯이 생각한 것이 '한 달 살기'.
집사람에게 어렵게 말을 꺼내니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 인간"이라고 지청구만. 시차를 두고 몇 번을 이야기하니 마지못해 승낙하였다. 갑자기 바빠지기 시작하였다. '어디를 가야 할지?', '가서 무엇을 할 것인지?' 등 생각이 많아지자 삶의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
한 달 살기 카페에 가입하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정보를 검색하니 마음은 이미 한 달 살기를 떠난 듯하였다. 가고 싶은 지역은 산과 바다를 모두 볼 수 있으며 집세와 물가가 저렴하고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곳. 몇 지역을 비교하여 내린 결론은 '속초'.
속초는 서울 양양 고속도로 개통으로 수도권에서 접근이 쉬우며 설악산과 동해 바다, 호수와 온천, 해수욕장과 항구가 어우러졌고 먹거리 또한 풍부하다. 주말을 제외하면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 여유롭게 힐링을 할 수 있는 작은 도시. 더구나 동해안을 따라 걷는 해파랑길이나 속초 사잇길이 있어 걷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최고의 선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