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동안 우리가 사용하는 일회용 컵은 과연 몇 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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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개.
오늘 아침 10분 동안 지나친 사람들 손에 들려 있던 일회용 컵의 숫자다. 지하철역에서 나와 회사 건물로 들어와 엘리베이터를 타기까지 단 10분 동안 내 눈 앞을 지난 일회용 컵은 총 23개였다. 여러 회사들이 모여 있는 고층 건물에, 건물 1층에 있는 카페만 해도 5개가 넘는다.
이 무더운 여름, 아침 출근 시간에 내가 일하는 건물에서만 23개가 아니라 수백 개의 차가운 음료가 일회용 컵에 담겨 팔릴 것이다. 그렇다면 하루 동안 한국에서, 전 지구에서 소비하는 일회용 컵은 도대체 몇 개일까?
하루에 내가 사용하는 일회용품과 버리는 쓰레기의 양을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 물티슈, 화장솜, 휴지, 페트병, 일회용 플라스틱 컵, 비닐 포장재, 종이 상자, 에어캡, 영수증 등 나열하려면 끝도 없다. 무언가 사용하고 먹고 나면 어김없이 쓰레기가 발생한다. 인터넷에서 물건이라도 주문했다간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몇 겹으로 둘러싸인 포장 속 작은 물건 하나를 제외하곤 전부 쓰레기통행이다. 언제부턴가 우리가 하는 행위엔 그에 따른 결과로 버려야 할 것이 동반되기 시작했다.
나 혼자 쓰는 양도 문제인데 전 세계 인구가 버리는 쓰레기의 양은 얼마나 될까? 코로나19로 사용량이 더 늘어난 각양각색 일회용품과 일회용 마스크 등 전 세계인이 배출하는 쓰레기는 썩지 않고 계속 쌓여만 간다.
가장 작은 실천, 칫솔 바꾸기
문제라는 걸 알았으니 계속 방관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일단 최소한의 노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의 삶을 꿈꾸지만 대한민국 직장인의 평범한 일상을 살면서 쓰레기 '제로'를 실천하긴 너무 어려워, 최대한 플라스틱을 덜 쓰는 실천을 꾸준히 지속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장 볼 때 장바구니 쓰기, 카페에서 음료 포장할 때 텀블러 사용하기 등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지만, 이보다 더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생활 습관을 바꾸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한 방법이 칫솔 바꾸기였다. 평소에 쓰던 플라스틱 칫솔을 대나무 칫솔로 바꿨다. 마침 쓰던 칫솔의 모가 많이 벌어져 버리기 직전이었다.
플라스틱을 땅에 묻으면 분해되는 데 500년이 걸리고 이것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 해양 생태계를 해친다. 이렇듯 플라스틱 사용에 문제가 많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도, 매일 수시로 사용하는 칫솔을 플라스틱으로 만들고 또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