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k 1538 내부 역사관Park 1538 내부 역사관
이환희
기업 차원의 테마파크 설립은 L사나 S사 정도 고유의 영역인줄 알았다. 그런 곳처럼 극적인 롤러코스터 같은 시설은 없으나 갤러리와 역사관을 마련했다. 현재 제한된 인원에 한정해 관람객을 받는 중이다.
홍보관, 역사관, 갤러리, 미디어 버스에 올라 포스코 일관제철소를 견학하는 일정은 2시간 30여 분가량이 소요됐다. 15시부터 역사관 해설이 시작된다는 장소에 정오를 조금 넘겨 도착했다. 내부에 마련된 수변공원 곁에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이 있었고 나는 써야 할 원고가 있었다.
14시 40분까지 세심한 정성을 기울여 원고를 써 보냈고, 사전에 포스코에서 보내온 알림톡을 제외한 연락은 없었기에 전화를 슬몃 기다리는 중이었다. 시간이 바투 되어서야 웰컴 센터로 캐리어를 밀며 뛰어갔는데 출발점은 인근 역사관이란다.
15시를 2~3여 분 남긴 시각에서야 전화가 걸려왔다. 안일했고 소극적이었던 내 기다림이 행여 다른 분의 견학에 지장을 줄까 캐리어를 밀며 달려갔다. 부연해 변명하자면 원고를 쓰느라 진력이 빠지기도 했고, 아침과 점심을 거른 공복이기도 했다.
"갑니다, 금세 가요!"
말끔하게 유니폼을 차려입은 직원 분들이 친절하게 맞아주셨다. 역사관 견학에 앞서 영사실에서 철의 역사를 시청하는 시간을 가졌다. 고래로 전해오던 대장간 제련 작업부터 한반도 남쪽 첫 번째 고로인 삼화제철소(해방 전 고레가와제철_是川製鐵)의 두 손 공수 얌전한 모습, 그리고 67년 대한국제제철차관단(KISA)라는 곳의 지원을 받았으나 우여곡절을 겪고 결국 대일청구자금의 일부로 탄생하게 된 역사에 이르기까지. 포스코의 과거, 현재, 미래까지 개관하는 시간이었다. 시종 시선을 압도하는 화면이 견학단(?)을 사로잡았다.
'소리 없이 세상을 움직입니다.'
누구의 작품인지 모르겠으나, 마냥 멋있기만 했던 포스코의 슬로건을 끝으로 영상은 마무리됐다. 지난 2000년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문구는 산업의 쌀이라는 철, 그 철을 생산하는 세계 최고의 기업인 포스코의 정체성을 은근하게 자부하는 멋을 품고 있었다.
흔하게 쓰이는 고로(용광로_高爐)라는 말은 압도적인 규모와 높은 곳에 설치됐다는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는 말이었다. 실제 크기 1/3수준이라는 가상의 고로 앞에서조차 눌리는 기분이었다. 이쯤에서 'Park 1895'라는 명칭을 짚고 가자. 이어지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