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상차림
성태영
올 10월 한 신문사에서 2022년 식품 트렌드 기획 기사를 냈다. 1편이 '모순적인 소비자, 맛·건강·간편성·친환경 다 원한다'였다. 코로나로 집밥이 중요해지면서 가정간편식(HMR)과 밀키트의 판매가 급증했다.
맛과 건강을 넘어서 '미닝 아웃'(meaning out: 개인의 신념이나 가치관을 표출하는 소비 행위)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했다. 맛있으면서도 친환경, 유기농을 고수하고 먹고 난 쓰레기까지 신경 쓰게 된 것이다.
지난 일 년 동안 내가 경험한 밀키트는 진화했다. 발전이 아니라 진화! 내가 손수 공들여 장을 본 만큼 식재료는 싱싱하고 조리법은 간단하다. 그리고 재활용 가능한 간편한 포장으로 되어 있어 쓰레기를 만드는 죄책감을 덜어준다.
재료별로 원산지는 꼼꼼히 표기되어 있고 요리별 칼로리는 어떻게 식단을 구성해야 하는지 잘 알려준다. 온몸(?)으로 시행착오를 겪었고, 이제는 자신 있게 추천할 만한 브랜드별 메뉴 리스트가 생겼다.
나에게 건강식이란 건강한 재료로 만든 음식을 즐겁게 먹는 것이다. 밖에서 사 먹거나 배달 음식을 먹고 나면 내 장은 시골 장터보다 더 시끄럽다. 즐겁게 먹어도 속이 불편한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식탁을 차리느라 내가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준비 과정이 길고 험난하면 정작 나에게는 노동일 뿐이다. 밀키트 예찬론자까지는 아니지만 밀키트가 건강식이 될 수도 있다는 데 한 표를 던진다.
올해 연말 식탁(feat.밀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