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조유나 가족 차량 인양29일 오전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 인근 방파제에서 경찰이 10m 바닷속에 잠겨있는 조아무개(10)양 가족의 차량을 인양하고 있다. 경찰은 실종된 조양의 가족과 차량을 찾기 위해 수중 수색하다 전날 가두리양식장 아래에 잠겨있는 차량을 발견했다.
연합뉴스
완도 조아무개양 일가족 사망 사건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지난 5월 19일부터 6월 15일까지 체험학습을 내고 제주도 한 달 살기를 떠난 10살 어린이가 부모와 사망한채 발견된 사건이다. 이 사실은 체험학습이 종료되고도 어린이가 등교하지 않고 연락이 닿지 않자 학교가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면서 수사를 통해 밝혀지게 됐다.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를 보면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부모가 조양을 살해하고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 잊을만 하면 한 번씩 터지는, 흔히 동반자살로 불리우는 '자녀살해 후 자살' 사건이다. 이 사건의 원인을 짚자면 경쟁의 사회, 경제 불황과 사회적 안전망 부재, 자녀를 소유물로 인식하는 자녀관 등을 거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불똥이 체험학습으로 튀고 있다. 교육부는 '5일 이상 체험학습 때는 담임이 매주 확인을 하게 하겠다'고 한다. 체험학습이 짧았으면, 학교가 체험학습을 내주지 않았다면, 체험학습 중간에 전화를 했으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마음먹은 부모가 마음을 고쳐먹었을까? 정말 체험학습이 문제였을까?
체험학습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 체험학습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은 사건이 이슈가 되니 무엇라도 해 보여주겠다는 태도 같아 보인다.
학교폭력이 문제가 되니, 학교 밖에서 일어난 사안도 학생과 관련이 있다면 학교 폭력으로 여기고 학교폭력위원회를 열어 처리하게 했다. 그 결과 아파트 놀이터에서 일어난 다툼도, 타교 학생과 일어난 문제도, 학원에서 일어난 다툼도, 상대가 아이든 어른이든 다 학교폭력으로, 학교업무로 돌아온다.
아동학대가 문제가 되니 학교에 아동학대 신고의무를 지게 했다. 교사는 신고의무자이기에 1000만 원 이하의 벌금 조항도 있다. 전체 아동학대 가해자 중 부모가 대부분이다. 사실상 부모를 신고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교사가 신고의무를 다한 후 부모의 항의와 협박에 고스란히 노출된다는 것이다.
체험학습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체험학습은 학교를 넘어서서 학교 밖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학생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제도다. 처음 실시됐을 때 짧았던 체험학습은 점차 그 기간이 늘어 수업일수 190일의 20%까지 가능하게 됐다. 체험학습 기간이 점차 늘어난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체험학습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학교는 가르치는 일보다 다른 일들로 업무와 민원의 포화 상태이다. 진짜 원인을 보자. 어렵고 오래 걸리더라도 진정한 해결책을 찾아가자. 매년 반복되는 동반자살, 아니 자녀 살해 후 자살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모두 움직이자.
정부는 내놔야 할 것은 체험학습 대책이 아니라 고물가 인플레이션, 가계부채 증가, 금리 상승, 실업 증가 등으로 인해 가정이 무너지는 것에 대한 대책이다. 그리고 자녀는 부모 소유가 아니라는 부모교육이 필요하다.
학교에서 당장 해야할 일은 체험학습을 간 부모에게 안전 확인 전화를 하는 것이 아니다. 이번 일로 매일 마주치던 친구와 제자를 잃은 조양 학급 학생들과 교직원에 대한 심리 치료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부모교육'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중앙정부, 지자체, 시민사회단체 모두가 진짜 원인을 바라보고, 진정성 있는 대책을 논의하자. 체험학습에 대한 논의는 그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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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일가족 사망사건, '체험학습'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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