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법 전환 후에도 '조건부 존치' 권고... 지역신문발전기금 해법은

지역신문발전기금 진단 국회 토론회 열려... 언론진흥기금과 차별성 부각 등 주문

등록 2022.09.05 23:16수정 2022.09.05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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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지역신문 국회토론회 지'역신문발전기금 존치평가와 국가보조금사업 연장평가에 대한 분석'이 5일 오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2022 지역신문 국회토론회 지'역신문발전기금 존치평가와 국가보조금사업 연장평가에 대한 분석'이 5일 오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모소영
 

2004년 제정돼 건강한 풀뿌리 지역언론을 지원해온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지역신문법)이 지난 2021년 12월 우여곡절 끝에 상시법으로 전환됐다. 지역신문법 일몰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이뤄진 극적인 전환에 많은 지역언론사들이 안도했다.

하지만 안심도 잠시, 기획재정부는 지역신문법상 지역신문발전기금에 대해 2022년에도 '조건부 존치 권고' 안을 내놓았다. 이같은 조건부 존치는 2016년부터 매번 반복돼온 것으로 상시법 전환 후에도 바뀌지 않은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일간지, 잡지 등 일반 언론을 대상으로 한 언론진흥기금과 사업 내용이 유사하고 중복되기 때문에 통합 이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지역신문들은 지역신문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재원 여부 등만을 따지는 기획재정부의 평가는 적절치 않다고 항변한다. 지역신문발전기금은 지역신문의 기획취재지원, 소외계층구독료 지원, 지역활용교육지원 등에 쓰인다. 지난 2005년 200억 원 규모로 조성된 이래 매해 예산이 축소돼왔으며 내년도 예산은 83억 규모로 예상된다.

지역신문발전기금과 국가보조금사업을 진단하는 국회토론회가 5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김윤덕(더불어민주당, 전주갑) 국회의원실이 주최하고 바른지역언론연대, 지역신문발전기금 주간지 우선지원선정사협의회가 주관했다.

이날 주제발표에서 이용성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은 "2021년 지역신문법이 상시법으로 전환되면 평가가 좋아지지 않겠냐는 기대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며 "개인적으로도 상시법 전환 자체가 문제해결이 될 수 없다고 봤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신문 쪽에서는 평가위원들이 지역신문 이해도가 낮아서 그런 거 아닌가 하는데 그게 전부는 아니"라며 "근본적으로는 지역신문발전기금과 언론진흥기금의 중복성, 관계 설정의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이 위원은 "사업 중복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기금 자체를 폐지하겠다는 조건부 존치가 기재부 평가의 핵심"라며 "그리고 이 부분을 기금 운영기관인 언론진흥재단 2023년 경영평가에 반영하겠다고 한, 기존보다 강력한 권고사항이 나왔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존치 평가에 대한 문체부, 지발위, 언론진흥재단의 과거 대응이 적절했는지에는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며 언론진흥기금과의 차별성 근거 등 대응논리를 보완할 것을 주문했다.


강연경 문화체육관광부 미디어정책과 과장은 "신문발전기금의 사업목표와 성과지표를 새롭게 구성, 언론진흥기금과 중복성 해소를 위해 노력 중"이라며 지역신문 구독자 대상 저널리즘 품질 설문조사 실시, 지역기사 생산 건수 측정과 같은 새로운 평가 방법을 제안했다. 문체부 차원에서도 상시법 전환에 따른 지역신문발전지원 3개년 계획을 세울 것이라 밝혔다.

기금평가단에서 활동 중인 김정인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역신문법이 상시법이 되고 난 그 다음이 더 중요하다"면서도 "여전히 적정성이나 타당성 같은 평가의 문제는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기금 평가에서 중복성 지적이 많은데 지역신문의 차별성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본다. 지역사회에 기반한 사업을 특화시키고 그것들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며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사업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지역신문법은 무늬만 상시법이고 속내는 지역언론 무시법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실제 지역의 일간지들은 기금이 점점 적어짐에 따라 점점 관심도가 낮아지고 있고 '코끼리 비스킷'이라고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정말 지역언론을 지원하고 싶다면 포털 종속 플랫폼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경쟁력을 가지게 하고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하는 식으로 방향이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우희창 전 지역발전위원회 부위원장은 문체부가 제안한 저널리즘 품질 향상도나 지역기사 생산 건수를 성과 지표로 삼는 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저널리즘 품질 향상도는 지역신문 지원의 최종 목표라는 점에서 적절할 수는 있지만 통제 가능한 목표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간다"라며 "목표를 달성해야 할 지역신문 구성원들이 노력하면 가능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그런 면에서 좀 더 정교해져야 한다"라고 짚었다.

그는 "지금의 지역신문 정책은 길을 잃었다. 애초의 목적은 사라지고 오로지 지원만 남았다"라며 "산에서 길을 잃으면 다시 원점으로 가라고 했다. 언론진흥기금은 일반적 지원이고, 지역신문기금은 선별 지원이다. 이 지점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원집 원주투데이 대표이사는 "지난 18년 동안 5번이나 평가에서 지역신문발전기금이 낮은 평가를 받았는데 왜 지역언론사들과 한번도 공유가 되지 않았나, 이 지점에서 당황스러웠다"며 "결국에는 지원을 받은 지역신문사들이 잘못한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나. 문체부나 지발위는 왜 이런 부정적인 평가를 개선하지 못했나"라고 질타했다.

오 대표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이 언론진흥기금과 중복된다고 하는데 지역신문발전기금이 먼저 만들어졌다. 그런데 후발주자가 만든 사업과 중복된다고 뭐라고 한다. 역으로 언론진흥기금 쪽에다 해야 하는 지적 아닌가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또 "구독료 지원사업의 경우에도 (언론진흥기금에서의) 명칭은 같지만 지역신문발전기금은 그 대상이 다르다. 지역신문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단지 단어가 같다고 해서 중복된다고 할 수 있나"라고 반발했다.

토론 후 청중 질의에서 이영아 고양신문 대표는 "언론진흥기금 중 지역언론의 광고 수수료로 만들어지는 기금이 78억 정도로 알고 있다"며 "그 78억을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바로 귀속되게 하면 재원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토론회는 이용성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의 주제발표(지역신문발전기금 존치평가와 국가보조금사업 연장평가에 대한 분석)를 시작으로 강연경 (문체부 미디어 정책과 과장),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 부위원장), 우희창 (전 지역신문발전위원회 부회장), 오원집 (원주투데이 대표이사), 김정인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기재부 김금평가단)가 토론자로 나선다. 좌장은 김기수 평택시민신문 대표이사가 맡았다.

이번 토론회는 오마이뉴스, 미디어오늘, 전국언론노동조합, 지역민주언론시민연합네트워크가 후원했다.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역신문법 #바른지역언론연대 #지역언론 #언론진흥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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