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현안 영역국정 현안 영역의 설문 결과
강새봄
먼저 출범한 지 약 4개월(조사시점 기준) 남짓 지난 윤석열 정부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잘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67.3%, '잘하고 있다'는 평가는 4.2%였다. 이 중 '매우 잘하지 못하고 있다(1점)'의 응답 비율이 27.4%인 반면, '매우 잘 하고 있다(9점)'의 응답 비율은 0.4%에 그쳤다.
역시 앞선 사회 인식 조사 영역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정치 성향에 관계없이 부정평가 쪽으로 답변이 치우쳐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긍정평가가 한 자릿수인 처참한 결과가 나오게 된 이유는 국정현안에 대한 답을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신생 정부 출범이후 최소 6개월가량은 구체적인 정책과 실행 결과에 대해 평가하기에 시기상조라는 의미에서 소위 '허니문 기간'이라 일컫는다. 따라서 본 설문에서는 앞으로 윤 정부가 추진해나갈 정책 기조에 대한 동의 여부를 질문했다. 현 정부와 직접 관련된 사안에 대해 질문하자 이전 질문들에 비해 '잘 모르겠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새 정부에 대한 평가를 유보하는 시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감세, 최저임금, 대북 정책, 등록금 정책, 성인지, 기후·에너지 정책 등의 문항 결과에서 대부분의 정책기조에 '동의하지 못함'이 '동의함'에 앞서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청년들이 현 정부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는 젠더 이슈와 일자리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국정 운영 전반에 있어 청년의 요구와 역행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한 가지 눈여겨 볼 점은, 공감도 조사와 시급성 조사에서 비교적 관심을 적게 받았던 외교·통일 문제가 국정 현안 인식 조사에서는 꽤 뚜렷한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청년들은 한미동맹 강화와 한미일 군사협력에 동의하냐는 물음에 비슷한 비율로 답했다. 청년들이 미중대결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복잡한 신냉전 정세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이나, 단순히 한미동맹을 무조건 강화해야 한다고 판단하지는 않은 걸로 보인다. 한편 대북 적대 정책에 대해서는 '비동의'의 비율이 '동의'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적어도 청년들의 생존과 직결된 남북관계·전쟁위기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대화와 평화를 뚜렷하게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한일 국가 안보 협력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음'이라는 응답이 65.9%로 압도적이다. '잘 모르겠음'의 비율이 23%로 가장 낮은 문항이기도 하다. 이는 청년들이 외교·통일의 문제가 눈앞에 닥친 민생 문제에 비해 시급하게 느끼지 않더라도, 역사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과 평화적 남북관계 이행을 원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기초 조사를 제외하고 청년의 의견을 묻는 문항은 총 18개로, 문항 수도 많고 선택에 고민이 필요한 질문들이 있어 길게는 1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됨에도 거리에서 만난 청년들은 설문에 진지하게 응했다.
조사 결과, 미디어와 기성세대의 시각에서 본 '이기적이고 닥친 상황만 생각하는' 청년은 없었다. 대신, 청년들은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제들이 구조적 불평등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고 정치권력에 그 책임을 묻고 있었다. 더군다나 청년들의 관심은 주거, 일자리 등 당장 생활과 직결된 분야를 넘어 기후, 역사정의, 성평등, 평화 등 사회적 차원의 지속 가능한 미래까지 도달했다.
우리 손으로 바꾸자, 청년총궐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