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요령보다 채워야 할 숫자를 목표로 두면 좋다. 양을 채우면 질은 자연스레 따라온다.
이영실
둘째, 작은 목표로 성취감을 확보하라
고통이 기본임을 받아들일지라도, 쉽게 고비를 넘기지 못할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실제로 몸을 움직이며 얻는 성취가 도움이 된다.
블로그에 꾸준히 수영일기를 올렸더니, 어느날 이제 막 수영을 입문한 분이 질문을 했다. "이제 신규반 뗀 한달 차 인데요, 발차기 감을 아직도 못 잡는 것 같아요. 손 저으면 발도 이상해지는 것 같고, 30미터 가다 쉬고 하는 것 같아요. 호흡이 달리고 숨도 차고요. 혹시 어떤 팁이 있을까요? 흥미가 붙으려다가도 못해서 좌절 됩니다." 초보자가 겪는 흔한 어려움이었다. 나는 이런 답을 했다.
"저는 그냥 합니다. 자꾸자꾸 하다보면 강사님의 말이 이해 될 때가 있어요. 머리가 이해하는 것과 몸이 익히는 건 다르니까요. 강사님의 설명을 못 느끼시는 거라면 연습이 더 필요합니다. 손 저으면 발 이상해지는 건 처음엔 당연합니다. 발차기가 완벽해지기 전에 다른 동작이 들어가서 둘 다 어설퍼지는 건데요, 발차기 연습 많이 하면 좋아집니다. 기본이 탄탄해야 그 위에 다음을 올리고 올려도 무너지지 않으니까요. 저도 체력 떨어질 무렵이면 자세 다 흐트러지고, 팔 다리 박자 안 맞을 때도 있고 그래요."
무언가 처음 시도할 땐 지금 내가 너무 느리고 못 하는 것 같으니, 이 상황을 빠르게 벗어날 팁이나 변수 등에 주목한다. 조금이라도 빨리 나아지고 싶은 마음에서일 것이다. 허나, 어떤 일에도 일정한 시간과 연습이 필요한 법이다. 치트키를 찾기 전에 기본을 충분히 익혔는지 살피는 게 먼저다.
"지금 수준의 연습 계속 하시면서, 목표를 조금씩 높여 보세요. 아주 작은 상위 목표를 세우면 좋습니다. 예를 들면, 숨이 차면 바로 멈추는 게 아니라 여기서 팔을 두 번 더 저어보고 멈춘다는 식으로 말이죠. 중간 무렵에 꼭 한 번씩 멈춘다면, 2/3지점까지는 가보자, 라고 목표치를 아주 조금만 높여 보세요. 숨 넘어갈 것 같아 절대 안 될 것 같은데요 실제로 해보면 한 번은 더 나갈 수 있거든요.
너무 멀리 목표를 두시면 흥미가 생기기 어렵습니다. 저는 정말 딱 한 번 더 하면 재밌고 기분 좋아지도록 아주 작은 목표를 두고 집중합니다. 어제보다는 잘했네. 이런 생각 들게요. 어제는 한 레인 왕복하면서 세 번쯤 쉬었다면, 오늘은 두 번만 쉬자. 이런 식으로요. 방법은 연습 밖에 없습니다. 머리로 백날 듣고 이해해도 몸에 붙어야 하니까요."
어떤 일의 시작 단계에선 무엇보다도 흥미가 중요하다. 흥미를 유지하는 방법 중 하나는 성취감이며, 성취감은 작은 성공을 통해 쌓인다. 손을 뻗으면 잡을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 지금보다 약간 높은 수준의 과제를 반복적으로 수행하며, 다음으로 갈 힘을 얻는 것이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하다.
새로운 일을 시작해보겠다고 거창하게 목표를 적어 내려간 지 한 달이 지났다. 본격적인 시작도 전에 의심이 밀려온다. '내가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나에게 그런 능력이 있을까?' 목표를 향해 갈 때 반드시 만나는 고비라지만, 매번 쉽지 않다. 책을 읽고, 영상을 봐도 마음을 올리는 데는 역부족이다.
이럴 때는 무엇보다 내 몸으로 얻은 배움이 힘이 된다. '고통이 기본값임을 인정하고 아주 작은 시도를 쌓아가는 노력'이 결국 내가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 준다는 진리를 추진력 삼아 다시 힘을 낸다.
바쁘게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어느새 40대. 무너진 몸과 마음을 부여잡고 살기 위해 운동에 나선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
성실한 기록자, 칼자루 쥔 삶을 꿈꾸며 기록을 통해 삶을 짓습니다.
공유하기
4년을 해도, 아침에 눈 뜨는 것부터가 고통일 때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